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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망쳐 놓고 밤에 잠은 오냐"… 성난 주주들 앞에 선 CS 경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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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망쳐 놓고 밤에 잠은 오냐"… 성난 주주들 앞에 선 CS 경영진

입력
2023.04.05 08:45
수정
2023.04.05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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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B 인수 뒤 첫 주주총회 개최
"은행 못 구해 죄송" 사과 표명

4일 스위스 취리히의 한 체육관에서 열린 크레디트스위스(CS) 주주총회장에 참석한 주주들이 화상을 통해 악셀 레만 CS 이사회 의장의 발언을 듣고 있다. 취리히=AP 연합뉴스

4일 스위스 취리히의 한 체육관에서 열린 크레디트스위스(CS) 주주총회장에 참석한 주주들이 화상을 통해 악셀 레만 CS 이사회 의장의 발언을 듣고 있다. 취리히=AP 연합뉴스

스위스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CS) 주주들이 파산 위기 끝에 은행을 UBS에 넘긴 경영진을 향해 거센 질타를 쏟아냈다. CS 이사회는 연신 사과하면서 "피치 못할 상황이었다"고 읍소했다.

4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CS는 이날 스위스 취리히의 한 대형 체육관에서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지난달 20일 CS가 UBS에 인수된 뒤 열린 첫 주주총회다. 현장에 모인 수많은 주주들은 한목소리로 CS 경영진을 성토했다. UBS에 인수된 뒤 CS 주가가 연일 폭락하는 등 주주들로선 개인적 재산 피해가 워낙 컸기 때문이다.

한 주주는 "당신들은 우리의 생계를 망치고 있으면서도 아직 밤에 잠을 잘 수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버지를 대신해 주총장에 나왔다는 한 대학생도 "위기 속에서도 '은행에 생존 능력이 있다'는 경영진 말을 믿고 투자를 계속했지만 좌절과 분노를 맛봤다"며 "여기 나온 모든 투자자의 이름으로 할 수 있는 조치를 해 달라"고 요구했다.

연이은 질책에 악셀 레만 CS 이사회 의장은 고개를 숙였다. 그는 "은행을 구할 수 없었다. 우리를 기다리는 선택지는 인수합병 거래 혹은 파산, 두 개뿐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주주들이 보내 준 신뢰를 저버리고 실망을 안겨드려 정말 죄송하다"고 거듭 사과했다.

이날 주주총회에서는 레만 의장을 포함한 이사들을 재선임하는 안이 의결됐다. 이사회는 CS가 UBS에 완전히 합병될 때까지만 직위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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