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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당했던 트럼프, 법정에선 “네”라고 짧게 답하며 몸 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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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당했던 트럼프, 법정에선 “네”라고 짧게 답하며 몸 사렸다

입력
2023.04.05 08:00
수정
2023.04.05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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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캠프, 공식 홈피서 '가짜 머그샷' 티셔츠 판매

4일 미국 뉴욕 맨해튼 형사법원에서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세번째) 전 미 대통령이 공소사실을 고지하는 크리스토퍼 콘로이(맨 왼쪽) 검사를 바라보고 있는 모습을 표현한 일러스트 이미지. 뉴욕=AP 연합뉴스

4일 미국 뉴욕 맨해튼 형사법원에서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세번째) 전 미 대통령이 공소사실을 고지하는 크리스토퍼 콘로이(맨 왼쪽) 검사를 바라보고 있는 모습을 표현한 일러스트 이미지. 뉴욕=AP 연합뉴스

'성추문 입막음' 의혹과 관련해 형사 기소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첫 법정 출석에서 최소한의 답변만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바깥에선 "마녀사냥" "선거 개입" 등을 주장하며 당당한 모습을 보였던 것과는 달리, 검찰의 기소 논리 반박을 위한 법률적 접근 전략을 짜는 데 골몰하는 모습이다.

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날 오후 뉴욕 맨해튼 형사법원에 도착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판정 앞줄에 마련된 피고인 자리에 변호팀과 함께 착석했다. 재판이 시작되자 공소유지를 맡은 크리스토퍼 콘로이 검사가 혐의 사실을 공개했다. 34개 혐의에 대해 검사가 유죄 취지 주장을 펼 때 트럼프 전 대통령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판부가 피고인 권리를 고지한 뒤 "이해했느냐"고 묻자 "네"라고 짧게 답했다. 재판부는 이어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법정 밖에서) 사회적 혼란이나 폭력을 일으킬 만한 발언을 자제하라"고 주문했다. 지지자들을 선동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 특유의 돌발 행동을 최소화하라는 취지였다.

이후 50여 분 동안 이어진 기소 인부 절차에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은 특별한 발언 없이 재판을 지켜봤다. 절차가 종료된 이후에도 그는 아무 말 없이 법정을 빠져 나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8시 30분 플로리다주(州) 마러라고 자택에서 이번 기소에 대한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다.

"도주 가능성 없는 유명인이라 머그샷 촬영 안 한 듯"

4일 미국 뉴욕 맨해튼 형사법원 앞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분장을 한 시민이 엄지손가락을 치켜들고 있다. 뉴욕=AFP 연합뉴스

4일 미국 뉴욕 맨해튼 형사법원 앞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분장을 한 시민이 엄지손가락을 치켜들고 있다. 뉴욕=AFP 연합뉴스

관심을 모았던 트럼프 전 대통령의 '머그샷'(범인 식별용 얼굴 사진) 촬영은 진행되지 않았다. 기소 인부 절차 시작 전 지문을 찍고 신분을 확인했으나, 이 역시 경찰서가 아닌 법원에서 이뤄졌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트럼프 전 대통령 측과 재판부는 사전 합의를 거쳐 경찰서로 이동하는 동선을 생략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머그샷 촬영 취소는 '전직 대통령 피고인'이란 특수성을 고려해 법원이 결정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와 관련, NYT는 "머그샷은 범인을 식별하고 도주할 경우 범인을 찾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한 목적"이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미 잘 알려진 인물인 데다 머그샷이 유출되면 법률 위반 및 정치적 논란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머그샷 촬영은 취소됐지만, 유사 이미지는 이미 시중에 퍼지고 있는 분위기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캠프는 이날 머그샷 이미지를 담은 티셔츠를 공식 사이트에서 36달러에 판매하기 시작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머그샷 이미지 티셔츠엔 190㎝인 그의 키가 195㎝로 과장돼 표현된 것으로 전해졌다.

정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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