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 인물]백인규 경북 포항시의회 의장
미국 피츠버그·샌디에이고 출장
첨단산업 도시로 번창 비결 찾아
지역 대학과 민·관 힘 합친 결과
유수 대학 보유 포항 가능성 발견
유튜브·수어통역 개설...소통 강화
백인규(60) 경북 포항시의회 의장은 요즘 부쩍 포항지역에 있는 대학에 관심이 많다. 올 1월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와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를 잇따라 방문하고 나서다.
백 의장은 “세계적인 제철공업 도시 피츠버그는 철강산업 쇠퇴로 몰락 직전까지 갔다가 지금은 첨단 IT산업 도시로 탈바꿈했고, 시골 항만도시 샌디에이고는 미국 신약개발을 주도하는 바이오산업 도시로 번창하고 있었다”며 “두 도시가 번영하게 된 바탕에는 지역 대학이 있었다”고 말했다.
피츠버그는 한때 철강 생산량이 미국 전체 3분의 2를 차지했을 정도로 세계적인 제철공업 도시였다. 그러나 일본과 한국 등에 밀리면서 경쟁력을 잃기 시작했고, 근로자도시 전체가 쇠퇴의 길을 걸었다. 철강산업이 정점에 이른 1970년대 80만 명에 육박했던 인구는 35만 명으로 몰락했다.
백인규 의장은 “피츠버그는 피츠버그대학, 카네기 멜론대학과 연계해 첨단산업을 유치하고 인재를 육성하면서 지역 경제가 되살아났다”며 “재기의 배경에는 비단 대학들의 노력뿐만 아니라 주정부와 경제계, 대학이 합심해 협력 조직을 만든 뒤 똘똘 뭉친 덕분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세계적인 철강회사 포스코로 성장했다가 지금은 급속도로 인구가 줄고 활력을 잃은 포항도 지역에 있는 포항공대와 한동대를 기반으로 다시 번창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말했다.
백 의장은 항구도시 샌디에이고에서도 지역 대학을 중심으로 한 기술기반 산업 육성과 도시 발전의 중요성을 새삼 느꼈다고 한다. 그는 “항만을 낀 군사도시로 한적한 시골도시였던 샌디에이고가 미국 3대 바이오 집적단지로 성장한 배경이 매우 궁금했는데 비결은 농과대학이던 UC샌디에이고를 바이오.정보통신기술(ICT) 대학으로 탈바꿈시킨 덕분이었다”며 “최첨단 현미경인 방사광 백신연구센터 등 기반 시설을 두루 갖춘 포항도 샌디에이고 못지 않은 바이오 메카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백인규 의장은 미국 출장을 끝내고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동행한 이강덕 포항시장, 김무환 포항공대 총장, 한동대 관계자를 잇따라 만나 대학 구성원들의 애로 사항을 청취했다. 또 피츠버그와 샌디에이고처럼 지역 대학을 중심으로 시민을 대변하는 시의회와 포항시, 기업이 협력해 포항을 미국의 실리콘밸리와 같은 영일만밸리로 변신시키기로 의기투합했다.
백 의장은 “UC샌디에이고에서 학생들이 연구에 몰두하다가도 쉴 때는 바다로 나가 서핑을 즐긴다는 얘기를 듣고 천혜의 포항 영일만이 머릿속에 떠올랐다”며 “지역 대학을 다니는 청년들이 졸업 후에도 계속 살고 싶은 포항을 만들어보자 결심했다”고 말했다.
그는 대학들과 협력해 피츠버그나 샌디에이고처럼 포항을 신산업 거점 도시로 키워 나가려면, 무엇보다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가 절실하다고 보고 소통 강화에도 나섰다. 지난달 10일 제303회 임시회를 시작으로 주요 의정활동을 유튜브로 생중계하고, 청각장애와 언어장애가 있는 시민들을 위해 수어 통역서비스에도 들어갔다.
백인규 의장은 “모두 다가 올 미래는 예측할 수 없다고 하지만 그렇다면 지금보다 나은 미래를 만들어가려고 애쓰면 되지 않느냐”며 “유수의 연구기관과 인재들이 가득한 포항의 대학들과 힘을 합친다면 포항도 수도권의 판교밸리, 나아가 미국의 실리콘밸리를 능가하는 영일만밸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약력
△포철공고, 포항대 금속학 전문학사 △포스코 제3·4대 근로자위원 대표 △경북산악연맹 이사 △제7대 포항시의회 자치행정위원회장 △제8대 포항시의회 부의장 △제9대 포항시의회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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