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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코 옮긴 돌멩이 하나가 맹꽁이 생명을 위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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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코 옮긴 돌멩이 하나가 맹꽁이 생명을 위협합니다”

입력
2023.04.04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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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금오름 분화구 내 돌탑
양서류 서식지 훼손 논란

제주 제주시 한림읍 금오름 분화구 내에 관광객들이 쌓아 놓은 돌탑들. 제주환경운동연합 제공

제주 제주시 한림읍 금오름 분화구 내에 관광객들이 쌓아 놓은 돌탑들. 제주환경운동연합 제공


“무심코 쌓아올린 돌멩이 하나가 맹꽁이 생명을 위협합니다."

수년 전부터 인생사진을 남길 수 있는 명소로 유명세를 타면서 관광객이 몰려 오름 훼손 논란이 일었던 제주 금오름이 이번에는 양서류 서식지 훼손 논란에 휩싸였다. 관광객들이 금오름 분화구 내 돌탑을 쌓기 위해 무심코 돌멩이들을 옮기면서, 분화구에 살고 있는 맹꽁이 등 양서류가 햇볕을 피할 그늘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은 “피부 호흡을 해야 하는 양서류는 피부가 항상 촉촉해야 공기 중의 산소가 녹아 체내에 공급될 수 있으므로 물과 가까운 곳이나 숲이 우거진 곳에 산다”며 “하지만 금오름 분화구 내부에는 그늘이라 할 수 있는 식생이 없어 화산송이가 양서류의 유일한 그늘막이 된다. 하지만 탐방객들이 습지 주변에 널려있는 돌들을 주워 무심코 쌓은 돌탑이 양서류의 서식지를 훼손하고 있는 상황인 셈”이라고 지적했다. 이 단체는 또 “양서류는 먹이사슬에서 하위 소비자와 상위 소비자를 연결하며, 물 생태계에서 생산된 에너지를 뭍 생태계로 옮기는 연결고리 역할을 한다”며 “이처럼 양서류는 물과 뭍 생태계의 건강성을 대변하는 생물로서 그 보호 필요성과 가치는 높다”고 주장했다.


제주 금오름 내 제주도롱뇽은 이미 번식을 시작한 가운데 돌탑들로 인해 도로뇽알들이 햇빛을 피할 곳이 없다. 제주환경운동연합 제공

제주 금오름 내 제주도롱뇽은 이미 번식을 시작한 가운데 돌탑들로 인해 도로뇽알들이 햇빛을 피할 곳이 없다. 제주환경운동연합 제공



금오름에는 산 정상부 52m가량 깊이의 분화구가 있고, 그 안에 ‘금악담’이라고 불리는 화구호 습지가 있다. 금악담에는 유기물이 풍부해 환경부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인 맹꽁이를 비롯해 제주도룡뇽, 큰산개구리 등 다양한 양서류가 서식한다. 최근 이곳에서 맹꽁이 330여 개체와 10만 여개의 맹꽁이알이 확인됐다고 제주환경운동연합은 설명했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은 “그동안 탐방객 증가에 따른 금오름 훼손 문제가 지적됐지만, 제주도는 금오름이 사유지라는 이유로 오름 관리를 강제할 수 없다는 이유로 소극적인 대응으로 일관해 왔다”며 “하지만 법정보호종을 비롯한 생태계의 심각한 훼손 문제로까지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제주도는 이제라도 긴급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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