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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진' 떴는데 빈자리 텅텅, 안전요원 없이 운행도... SR "직원 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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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매진' 떴는데 빈자리 텅텅, 안전요원 없이 운행도... SR "직원 실수"

입력
2023.04.04 04:30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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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R노조 "예매 막힌 사고 수차례"
선로 관리 부실로 탈선 사고 발생

서울 강남구 수서역 SRT 역사의 모습. 연합뉴스

서울 강남구 수서역 SRT 역사의 모습. 연합뉴스

수서고속철도(SRT) 운영사 에스알(SR)의 관리 부실이 도를 넘었다. 예매 시스템이 막혀 승객들이 승차권을 못 끊는가 하면, 안전담당자(객실장) 없이 열차를 운행한 사례도 적발됐다.

3일 SR과 SR노동조합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16일 오전 6시 55분 부산역에서 수서역으로 가는 SRT308열차의 11~18호차 좌석은 열차가 출발할 때까지 예매가 막혀 있었다. 평소와 달리 좌석이 텅 비어 있는 것을 의아해한 현장 검표 담당 객실장이 SRT 애플리케이션(앱)을 확인했고, '매진'이라고 떠 있는 사실을 발견했다. 객실장이 운영센터에 이 사실을 보고하고 나서야 담당 직원은 뒤늦게 예매를 풀었다. 열차는 부산역을 이미 떠난 뒤였다.

해당 열차는 결국 820석 중 250석가량이 빈 좌석으로 운행됐다. 열차가 매진된 줄 알았던 수요자들은 다른 교통편을 이용할 수밖에 없었다. 당일 오전 부산에서 수서로 향하는 다른 시간대 열차는 모두 매진된 상황이었다.

SR 관계자는 "당시 철도파업에 대비해 11월 28일부터 올해 1월 16일까지 예매를 막아 뒀는데, 협상이 극적 타결된 후 직원이 수기로 하나하나 푸는 과정에서 누락이 있었다"며 "아직까지 직원에 대한 문책은 없었으나 곧 감사할 계획은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문제는 한 번에 그치지 않았다. 지난해 9월 22일 부산에서 수서로 가는 SRT374열차 11~18호차 객실도 좌석 예매가 막혀 있었고, 그다음 주인 29일 같은 열차도 객실장의 보고가 있고 나서야 예매가 풀렸다. SR 관계자는 "지난해 코로나19, 태풍 등 여러 상황으로 예매를 통제하는 상황이 다수 발생했고, 그 과정에 실수가 나왔다"고 해명했다.

모든 열차는 승차일 기준 1개월 전 오전 7시부터 예매가 가능하다. SR은 시간표 조정이나 부득이한 사유가 발생하면 예매일을 조정하고, 공지를 띄운다. SR노조 소속 A객실장은 "좌석을 통제하는 이례적인 상황에선 현장 직원한테 유선 연락, 문서 게시 등으로 상황이 공유돼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다"며 "객실장이 현장에서 보고하지 않았다면, 회사는 모르고 지나갔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안전담당자인 객실장 없이 열차가 운행돼 담당자가 징계받은 사실도 드러났다. 지난해 6월 7일 304열차 11~18호차는 객실장 없이 160명을 태운 채 부산역-동대구역 구간을 운행했다. 철도차량운전규칙과 SR 내규에 따르면 열차마다 기장과 객실장, 승무원을 탑승시켜야 한다. SR 측은 "원래는 단편성(한 대)으로 다녔던 열차인데 현충일 다음 날 수요가 몰릴 것에 대비해 증편하면서 객실장 배치 누락이 있었다"며 "관련 직원 6명에 대해 시정조치, 주의, 경고 등의 징계를 내렸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SR 직원 23명이 사원증을 동료에게 맡겨 퇴근시간을 허위로 등록하는 등 시간외 근무수당 부정수급으로 지난달 초 징계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김상수 SR노조 위원장은 "본사 직원들의 공직기강 해이나 업무 태만 등 공공기관으로서 맞지 않은 행위들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지만 경영진은 경영평가 등을 위해 잘못을 덮는 데 급급한 채 문제를 방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국토부는 지난해 7월 대전조차장역 인근에서 SRT 열차가 이탈하면서 승객 11명이 다친 사고에 대한 조사 결과를 이날 발표했다. 사고 원인은 선로 유지관리 부실로, 사고가 나기 전 지나간 KTX와 SRT 기장이 선로가 변형돼 있는 것을 발견하고 일부 보고가 됐음에도 적절한 통제나 보수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서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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