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가고 싶다" 정신병원서 다른 환자 살해한 30대 항소심서 감형

"심신미약 인정" 징역 25→22년

게티이미지뱅크.

정신병원 폐쇄병동에서 나가고 싶다는 이유로 다른 환자를 살해한 3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 심신미약이 인정돼 감형 받았다.

부산고법 울산재판부 형사1부(부장 손철우)는 살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징역 25년이던 원심을 깨고 징역 22년을 선고했다고 3일 밝혔다.

지난해 1월 울산 울주군의 한 정신병원에 입원 중이던 A씨는 다른 환자 B씨 목을 졸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2021년 10월부터 수개월간 폐쇄병동 생활로 갑갑해진 A씨는 범죄를 저질러 병원을 나가기로 마음먹었다. 이후 A씨는 자신의 말을 잘 따르던 다른 환자 C씨에게 범행을 제안한 뒤, 평소 자신과 갈등을 겪은 B씨를 병실에서 함께 살해했다.

1심 재판부는 A씨에게 징역 25년을 선고했다. A씨는 조현병과 정신지체로 인한 심신미약을 주장하며 항소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A씨가 범행 직전까지 일반이 이해하기 힘든 행동을 반복해왔고, 증상이 호전됐다고 볼만한 증거가 없는 점 등을 고려하면 심신미약이 인정된다”며 감형 이유를 밝혔다. 1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은 공범 C씨도 치료 필요성 등을 이유로 항소했으나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울산= 박은경 기자 change@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