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미국 의회 청문회 이후 인기↑
싱가포르 정체성에 환호... 팬 자처
“잘생기고 사회적으로도 성공한 '재디(Zaddy)' 사랑해요!”
중국 짧은 동영상 플랫폼 ‘틱톡’의 추 쇼우즈(40) 최고경영자(CEO)가 싱가포르에서 연예인급의 인기를 끌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 세계의 틱톡 폐쇄 압력에도 주눅 들지 않고 틱톡 방어에 나선 그의 당당한 모습을 본 이들이 온라인상에서 팬을 자처하고 나섰다.
2일 싱가포르 스트레이트타임스는 “싱가포르 ‘젠Z'(Z세대·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가 화교 출신 싱가포르인 추에게 열광하고 있다”고 전했다. 틱톡에는 그를 연예인처럼 묘사한 영상과 밈(Meme·온라인에서 널리 퍼지는 콘텐츠나 유행어)이 잇따르는데, 조회수가 수백만 회씩이다. "잘생겼다" "(드라마 '더 글로리'에 나오는 한국 배우) 정성일 닮았다" 같은 댓글도 달린다.
추를 ‘Zaddy’라 부르며 거침없이 애정 표현을 하는 팬들도 있다. Zaddy는 외모가 준수하고 옷을 잘 입는 매력적인 중년 남성을 의미하는 미국 신조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처럼 글로벌 기업 운영자가 팬덤의 주인공이 되는 게 이례적인 일은 아니다. 머스크와 달리 별다른 대외 행보를 하지 않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활동도 적극적으로 하지 않는 추를 돌연 ‘스타’로 만든 건 지난달 23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의회 청문회다.
미국 하원의원들은 추가 중국 혈통이라고 주장하며 “틱톡이 중국 공산당과 연계돼 있다”고 몰아붙였다. 미국은 "중국 플랫폼인 틱톡을 쓰면 각종 정보가 중국으로 유출된다"는 이유를 들어 미국 틱톡 금지령을 내렸고, 틱톡을 고사시키려 하고 있다. 추는 “나는 싱가포르인”이라고 맞받아쳤다. 세계인이 지켜보는 앞에서 싱가포르 정체성을 강조한 것에 싱가포르인들은 열광했다. 한 틱톡 사용자는 “싱가포르를 더욱 유명하게 만든 점이 자랑스럽다”는 글을 올렸다.
5시간 동안 이어진 청문회에서 추는 밀리지 않았다. 미국 의원 수명 앞에서 "틱톡은 중국 정부 지시를 따르지 않는다"며 중국 개입설을 일축했다. 의원들의 '틱톡 위해론'에 "중국 정부가 틱톡 사용자들의 정보를 요청했다는 근거가 없다"거나 "어린이에게 해를 끼치는 콘텐츠는 엄격하게 차단하고 있다"며 하나하나 반박하기도 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청문회가 어설프게 목소리만 높이는 서방 고위 관료들과 아시아인 1명의 대결처럼 진행됐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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