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 대량 구매자 대한 할인 지침 마련
소매점·식당, 묶음·할인 상품 판매 기대
2일 서울 시내 한 음식점이 판매하고 있는 주류 가격. 뉴시스
앞으로 주류 소비자는 편의점·마트 같은 소매 판매점이나 식당·주점 등에서 '맥주 4캔 1만 원'처럼 다양한 형태의 할인 상품을 구매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도매 업체로부터 주류를 대량으로 사는 소매 판매점, 식당·주점이 싸게 술을 조달받아 자체 할인을 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2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국세청은 이달 중 주류 거래 시 허용되는 할인 지침(주류 할인 지침)을 마련할 예정이다. 지침에는 현행 주류 면허법상 금지하고 있는 리베이트에 해당하지 않는 거래가 구체적으로 담길 전망이다.
현재 주류 판매업자는 주류 거래 시 장려금, 할인, 수수료 경감 등 금품 또는 주류를 주고받으면 안 된다. 주류 도매업체가 소매 판매점, 식당 등에 뒷돈을 주는 리베이트로 부당하게 고객을 끌어모으는 행위를 방지하기 위한 차원이다.
하지만 이 규정을 엄격하게 받아들인 현장에선, 대량 구매 고객에 대한 도매상의 할인까지 막고 있다는 불만이 나왔다. 정기적으로 소주 100박스를 구매하는 식당과 10박스를 거래하는 업체 간 납품 단가가 같은 건 역차별이라는 얘기다.
주류 할인 지침은 큰 틀에서 도매 업체와 소매 판매점, 식당·주점 등이 거래 수량, 지급 조건을 미리 약정했을 경우 싸게 파는 행위를 허용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원가 부담을 줄인 소매 판매점, 식당·주점 등이 할인 상품을 다양하게 제시할 수 있다는 게 정부 기대다.
예컨대 특정 브랜드 소주를 평소보다 낮은 가격에 구한 대형 주점이, 안주를 여러 개 주문한 고객에게 병당 4,000원꼴인 '5병 2만 원'의 묶음 상품을 파는 식이다. 다른 업체보다 저렴한 주류 판매도 가능해진다. 식당 소주가 병당 5,000~6,000원에 육박하는 요즘, 소비자 입장에선 희소식이다.
일각에선 주류 할인 지침 마련에 따른 소비자 체감이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적지 않다. 식당 주류 가격에는 주류 도매가격뿐 아니라 인건비, 전기·수도 요금 등 고물가 충격에 부쩍 오른 각종 비용이 반영돼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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