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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나라에서는 편안하길..." 화마에 스러진 나이지리아 4남매 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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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나라에서는 편안하길..." 화마에 스러진 나이지리아 4남매 발인

입력
2023.03.31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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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모식 울음바다... 안산시, 유족 주거 지원

31일 경기 안산시 군자장례식장에서 나이지리아 국적 4남매의 발인식이 진행되고 있다. 임명수 기자

31일 경기 안산시 군자장례식장에서 나이지리아 국적 4남매의 발인식이 진행되고 있다. 임명수 기자

경기 안산시에서 주택 화재로 숨진 나이지리아 국적 4남매의 발인식이 31일 열렸다. 참석자들은 꽃을 채 피우지 못하고 떠난 어린 생명들의 안식을 기원했다.

이날 오전 안산 군자장례식장에서 고인들과 어울렸던 친구들과 안산 나이지리아 공동체 관계자, 시민 등 8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발인식이 엄수됐다. 식장 앞쪽에는 숨진 아이들의 관과 환하게 웃고 있는 영정이 놓였다.

추모예배에서 빈소 마련을 도운 국경없는마을 이사장 박천응 목사는 4남매의 이름을 한 명씩 부른 뒤 “하늘나라에서는 정말 잘 살아줬으면 좋겠다”고 기원했다. 박인환 화정감리교회 목사도 설교를 통해 “더 이상 아이들이 다치는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며 “국적이 다르고 피부색이 다른 외국인도 우리가 끌어 안아야 할 이웃”이라고 강조했다.

어머니 A(41)씨는 예배가 진행되는 내내 한숨을 쉬며 고개를 떨궜고, 막내를 구하다 양쪽 다리에 화상을 입은 아버지 B(55)씨는 선글라스로 눈을 가린 채 자녀들의 사진만 묵묵히 바라봤다. A씨는 발인에 앞서 “너무 슬퍼 밤마다 울고 있다. 아이들이 묻힌 한국에서 계속 살 것”이라고 말했다.

31일 경기 안산시 군자장례식장에서 빌라 화재로 숨진 나이지리아 국적 4남매의 발인식이 끝난 후 영정이 나오자 친구들이 흐느끼며 마지막 인사를 하고 있다. 임명수 기자

31일 경기 안산시 군자장례식장에서 빌라 화재로 숨진 나이지리아 국적 4남매의 발인식이 끝난 후 영정이 나오자 친구들이 흐느끼며 마지막 인사를 하고 있다. 임명수 기자

추도식이 끝난 뒤 영정과 관이 장례식장을 빠져 나가자 친구들은 손을 흔들며 눈물을 글썽였다. 어머니도 그제야 참았던 눈물을 쏟았다. 첫째와 셋째가 다녔던 대안학교 최혁수 대표는 “네 명 모두 착하고 예쁜 아이들이었는데 너무 안타깝다”며 비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4남매는 이날 오후 함백산 추모공원에서 화장 후 안산 하늘공원에서 영면에 들어갔다.

유족들은 당분간 안산시가 지원하는 임시거주시설에 머물다 ‘징검다리 주택’에 거주할 것으로 알려졌다. 징검다리 주택은 안산시가 재난 등으로 피해를 입은 시민에게 제공하는 주거 형태로, 보증금 200만 원에 월평균 임대료 20만 원 정도만 내면 된다. 2년마다 최대 9번(20년 거주) 연장할 수 있다. 이근민 안산시장은 “시가 앞으로 발생하는 모든 어려움을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27일 새벽 안산시 단원구 선부동의 한 3층짜리 빌라 2층에서 불이 나 11세ㆍ4세 여아와 7세ㆍ6세 남아 등 4남매가 숨졌다.

임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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