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한 근력운동과 골프로 어깨·관절 손상 사례 급증
김용운 전문의 "기초대사량 무시한 운동, 관절 손상 초래할 수 있어"
대구 수성구 고윤환(53) 씨는 어깨힘줄이 파열돼 수술 날짜를 기다리고 있다. 바디프로필을 찍기 위해 근력운동을 무리하게 하다 어깨힘줄이 파열된 것이다. 고 씨는 "통증을 참으면서 운동을 계속하다 뒤늦게 정형외과를 찾았는데 회전근개파열 진단을 받았다"고 말했다. 김용운 정형외과 전문의는 "최근 무리한 근력운동과 골프 때문에 회전근개(어깨힘줄) 파열로 의료기관을 찾는 이들이 급증하고 있다"며 "단순한 근육통이나 오십견으로 치부하다 수술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어깨 손상의 대표적인 사례는 어깨힘줄 파열이다. 어깨힘줄의 정확한 명칭은 회전근개다. 회전근개는 어깨관절을 덮고 있는 4개의 힘줄인 극상근과 견갑하근, 소원근, 극하근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부위는 다양한 움직임이 가능한 만큼 불안정한 부위라고 할 수 있다. 어깨 쪽에 무리한 힘을 가하거나 노화로 미세조직이 서서히 끊어지면 회전근개 끝부분인 힘줄 부위 손상이 발생하면서 결국에는 파열에까지 이른다.
보건의료빅데이터개방시스템에 따르면 어깨 손상으로 의료기관을 찾은 이들은 2018년 1,326만7,558명에서 2019년 1,347만5,986명, 2020년 1,237만2,463명, 2021년 1,263만6,663명으로 나타났다.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의료기관 내원객이 급격히 줄기 전까지는 꾸준히 증가했다.
최근 몸짱 열풍과 바디프로필의 유행으로 무리하게 운동하다가 관절 손상을 입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근력운동은 자신의 체중과 근육량에 맞춰 진행해야 하지만 단기간에 근육을 만들 욕심에 무리한 운동을 하다가 병을 부르는 것이다.
운동 초보자나 근육의 구조를 제대로 모르는 코치들이 근육의 선명도를 높이려고 고중량 바벨이나 덤벨을 사용하는 이들이 많다. 단기간 근육을 만드는데 급급해 어깨에 무리한 힘을 가하다 보면 어깨 힘줄인 회전근개가 어깨 관절을 덮고 있는 견봉 뼈와 부딪쳐 염증이 생긴다. 이는 회전근개 파열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김 전문의는 "다이어트나 근육을 만들 때는 기초대사량과 연령대를 고려해야 한다"며 "중장년층의 경우 기초대사량이 낮고 내장비만이 많아 젊은 연령대처럼 근력운동을 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어깨힘줄은 근력운동이나 골프, 무거운 것을 들거나 갑작스러운 외력에 의해 파열되는 경우가 빈번하지만, 가장 큰 원인은 퇴행성 노화와 지나친 사용이다. 주로 팔을 많이 쓰는 직업을 가진 이들이나 특정 움직임을 많이 하는 이들에게 발생하는데, 대부분 퇴행성을 동반한다.
회전근개 손상과 관련해 가장 큰 문제는 증상이 크게 나타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회전근개 손상이 발생하면 팔을 들어 올릴 때나 특정 동작을 취했을 때 통증을 느끼지만, 오십견이나 만성통증, 타박상 정도로 여길 만큼 아프지는 않다. 소염진통제 같은 파스를 붙이거나 찜질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다반사다. 그래서 진료 시기를 놓치기 십상이다.
어깨힘줄이 완전히 끊어지지 않았다면 약물치료, 물리치료, 체외충격파치료 등의 보존적 치료를 통해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파열된 상태라면 관절 내시경을 이용해 파열된 회전근개를 봉합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문제는 어깨힘줄이 파열된 채로 오랫동안 방치되었을 경우다. 이 경우에는 봉합수술을 해도 예후가 좋지 않다. 힘줄은 근육과는 달리 혈관 분포가 거의 되어있지 않아 재생이 잘되지 않는 까닭이다.
김 전문의는 "노인성 질환으로 알려진 어깨힘줄 파열 진단을 받는 연령대가 점점 낮아지고 있다"며 "무리한 근력운동을 지양하고 어깨통증이 호전되지 않는다면 반드시 의료기관을 찾아 진단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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