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객과 승무원 250여 명을 태우고 필리핀 남부 바실란섬 인근에서 운항하던 여객선에 불이 나 최소 31명이 사망했다. 화재의 원인은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다.
로이터·AP 통신은 29일(현지시간) 오후 11시쯤 필리핀 민다나오섬에서 술루주 홀로섬으로 가던 레이디 메리 조이3호에서 화재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대부분 승객이 여객선 아래쪽의 선실에서 잠을 자던 시간이었다. 승객 미나 나니(46)는 "눈을 떴을 때 어둡고 연기에 둘러싸여 있어 꿈이라고 생각했다"고 필리핀 현지 매체인 DZRH 라디오에 전했다. 나니를 포함한 승객들은 바다로 뛰어들었고, 해경과 해군을 비롯해 근처의 여객선, 지역 어부 등이 구조작업에 나섰다.
이 화재로 승무원을 포함해 225명이 구조됐지만, 어린이를 포함한 사망자가 31명 나왔다. 또 최소 7명의 승객이 실종 상태다. 사망자 중 승객 명단에 이름이 없는 이들이 있는 만큼 추가로 실종자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 해당 여객선은 선령이 33년 된 노후 선박으로 최대 430명을 태울 수 있는 규모였다고 AP통신은 전했다. 필리핀 정부는 정확한 화재 원인을 비롯해 관리 상태 및 승선 제한 인원 위반 여부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7,600개 이상의 섬으로 이뤄진 필리핀은 폭풍과 노후 선박, 과적으로 인한 해상 사고가 드물지 않다. 최악의 해상 사고로 기록된 1987년 도나 파스 침몰 사건도 필리핀에서 일어났는데, 유조선과 충돌하면서 4,300여 명의 사망자를 냈다. 지난해 5월과 8월에도 필리핀 여객선 사고가 발생하면서 사망자가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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