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대표팀 주장 손흥민(31·토트넘)이 "국대 유니폼을 입는 것은 항상 영광"이라며 의미심장한 글을 올렸다. 최근 김민재(27·나폴리)의 대표팀 관련 발언 논란에 따른 행보로 보인다. 그러면서 두 사람이 서로의 SNS 팔로우를 끊었다는 보도도 잇따르고 있다.
손흥민은 29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나라를 위해 뛴다는 것은,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유니폼을 입는 것은 항상 자랑스럽고 영광스럽다"고 썼다.
손흥민은 이어 "오랜만에 홈경기를 치르면서 축구가 받고 있는 사랑을 다시 느낄 수 있었다"며 "여러분들께 멋진 승리로 선물을 드리진 못했지만, 앞으로 발전되는 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열흘 동안 저희를 응원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 곧 다시 운동장에서 만나자"며 축구대표팀을 응원한 국내 팬들에게 인사를 전했다.
손흥민의 글은 김민재와 관련된 것으로 보여 주목받고 있다. 이날 두 사람은 불과 5시간 차이를 두고 SNS에 글을 올렸다. 먼저 올린 이는 김민재다. 그는 전날 우루과이와 A매치 2차전(1-2 패)이 끝난 뒤 공동취재구역에서 취재진과 만나 "힘들고 멘털적으로 많이 무너진 상태"라며 "대표팀보다는 소속팀만 신경을 쓰고 싶다"고 말해 파장을 일으켰다. 일부 언론에서 이 발언을 두고 '김민재의 은퇴 가능성' 시사로 해석, 보도했다.
그러자 김민재는 이날 소속팀 나폴리로 출국하며 SNS에 해명·사과글을 게재했다. 그는 "우선 저의 발언으로 놀라셨을 선수, 팬분들 죄송하다. 힘들다는 의미가 잘못 전달되어 글을 올린다"며 "대표 선수로서 몸이 힘들다는 이유로 열심히 안 한 경기가 없다. 모든 걸 쏟았고 죽어라 뛰었다"고 적었다.
그러나 김민재가 해명글을 올린 뒤에도 논란은 계속됐다. 국가대표 선수라는 무게감을 가볍게 여긴 것 아니냐는 비판이 뒤따랐다. 김민재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금메달에 기여해 병역 특례 혜택을 입은 선수다. 한창 대표팀에서 활약할 젊은 선수가 대표팀 은퇴를 운운한 것 같은 모습에 여론은 들끓었다.
그럼에도 그의 발언을 일회성을 보는 시각도 짙었다. 2022 카타르 월드컵 이후 체력적으로 힘든 상황을 대한축구협회 측에 호소해 왔고,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새로 부임해 치른 A매치 2연전까지 풀타임으로 소화하는 등 가장 힘든 시기를 보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클린스만호'가 공격 축구를 지향해 센터백인 김민재의 부담감과 중압감이 더했을 것으로 보인다. 그의 소속팀 나폴리가 세리에A 1위를 코앞에 두고 있는 데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에 진출한 상황도 무시할 수 없다.
축구협회 한 관계자는 "김민재는 지난 1월부터 피로도를 호소해 왔고, 클린스만 감독과도 면담을 가졌다"며 "(언론에) 피로감을 호소하는 과정에서 김민재 특유의 솔직함이 과하게 전달된 듯하다. 대표팀 은퇴까지 거론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하지만 축구팬들은 박지성과 손흥민을 소환했다. 둘은 언제나 "대표팀에 차출돼 선발 출전하는 건 언제나 영광이고 감사한 일"이라고 입버릇처럼 말해왔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손흥민의 글이 '국대의 품격'을 보여줬다는 평가도 나온다. 손흥민과 김민재가 서로의 SNS 팔로우를 끊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지만, 축구팬들은 오는 6월 축구대표팀 소집을 그 어느 때보다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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