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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재, '국대' 무게감 가볍게 여겼나..."힘들다는 의미가 잘못 전달됐다" 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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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재, '국대' 무게감 가볍게 여겼나..."힘들다는 의미가 잘못 전달됐다" 해명

입력
2023.03.29 16:32
수정
2023.03.29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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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대로서 모든 걸 쏟았고 죽어라 뛰었다...성숙하지 못해 죄송"
축구협회 "1월부터 피로 호소...대표팀 은퇴 거론 상황 아냐"
클린스만 감독, 4월 초 미국서 휴식 후 유럽 가 金 면담

김민재가 28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우루과이의 A매치 2차전에서 1-2로 패한 뒤 아쉬운 표정으로 관중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김민재가 28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우루과이의 A매치 2차전에서 1-2로 패한 뒤 아쉬운 표정으로 관중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철벽수비'로 월드클래스 반열에 오른 김민재(27·나폴리)가 "대표팀보다는 소속팀에만 집중하고 싶다"는 발언으로 대표팀 은퇴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자, "힘들다는 의미가 잘못 전달됐다"고 해명했다. 자신을 향한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자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수습에 나선 것이다. 그러나 '국가대표 선수'라는 무게감을 너무 가볍게 여긴 것 아니냐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김민재는 29일 소속팀 나폴리로 출국하면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해명글을 올렸다. 그는 "대표 선수를 하면서 한 번도 최선을 다하지 않거나 단 한번도 당연시 여기지 않았다"며 "몸이 힘들다는 이유로 열심히 안 한 경기가 없다. 모든 걸 쏟았고 죽어라 뛰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표팀에서 점점 비중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 부담을 많이 느끼고 있는 상태였고, 멘털적으로 무너졌다는 이야기는 경기장에서의 부담감, 항상 잘해야 한다는 책임감, 수비수로서 실점했을 때의 실망감 이런 것들이 힘들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었다"며 "대표 선수로서 신중하지 못한 점, 성숙하지 못한 점에 대해 실망했을 팬, 선수분들께 다시 한번 사과의 말씀 드린다"고 사과했다.

김민재는 전날 우루과이와 A매치 2차전(1-2 패)을 마치고 공동취재구역에서 '많이 지쳐보인다'는 취재진의 질문에 "지금 힘들고 멘털적으로도 많이 무너져 있는 상태"라고 가감 없이 솔직하게 답했다. 이어 "축구적으로 힘들고 몸도 힘들다. 그렇기 때문에 대표팀보다는 소속팀에만 신경을 쓰고 싶다"고 말했다. 놀란 취재진도 해당 발언이 (축구협회와) 조율이 된 것인지 아니면 갑자기 나온 말인지를 되물었다. 김민재는 망설이더니 "조율이 됐다고는 말씀 못 드리겠다. (협회 측과) 이야기는 좀 나누고 있었는데...이 정도만 하겠다"라는 말만 남긴 채 황급히 자리를 떴다.

이를 두고 일부 언론에서 김민재의 대표팀 은퇴 가능성으로 해석해 파장이 일었다. 심지어 김민재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금메달에 기여해 병역 특례 혜택을 입은 선수다. 한창 대표팀에서 활약할 젊은 선수가 대표팀 은퇴를 운운한 것 같은 모습에 여론은 들끓었다. "국대 그만둬라" 등 비난 섞인 목소리부터 "힘든 시기이니 조금 기다려주자" 등 의견이 분분하다.

한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카타르 월드컵 이후 1월부터 김민재가 피로도와 함께 멘털적인 부분에 대해 이야기를 했고, 이번에 대표팀에 소집돼 클린스만 감독과도 개별 면담을 가졌다"먀 대표팀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수비수로서 이번 평가전에서 실점하는 등 책임감과 중압감에 자책하는 심정으로 나온 발언으로 보인다"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김민재가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우루과이와의 A매치 2차전에서 상대 공격을 저지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민재가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우루과이와의 A매치 2차전에서 상대 공격을 저지하고 있다. 연합뉴스

결정적으로 '클린스만호'가 공격 축구를 지향해 센터백인 김민재의 어깨가 더 무거워진 건 사실이다. 지난 24일 콜롬비아전에서 김민재는 김영권과 함께 센터백으로 나서 풀백인 김진수와 김태환이 전진하면 그 자리를 메웠다. 우루과이전에서도 이기제와 김태환의 공격 가담을 커버했다. 코너킥이나 세트피스 상황 때는 혼자 골문을 지키기도 했다. 그러나 두 경기에서 총 4실점을 해 수비 문제가 지적됐고, 이에 대해 김민재가 엄청난 중압감 등을 대표팀에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민재가 27일 경기 파주 국가대표 트레이닝센터(NFC)에서 우루과이와 친선경기를 하루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위르겐 클린스만(왼쪽)이 흐뭇하게 지켜보는 가운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파주=뉴시스

김민재가 27일 경기 파주 국가대표 트레이닝센터(NFC)에서 우루과이와 친선경기를 하루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위르겐 클린스만(왼쪽)이 흐뭇하게 지켜보는 가운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파주=뉴시스

사실 김민재의 발언은 하루 만에 달라진 것이라 눈길을 끈다. 그는 지난 27일 클린스만 감독과 함께 우루과이전을 앞둔 기자회견에서 "제가 목표하는 것은 부상없이 대표팀에 와서 활약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부상이 있거나 하면 대표팀에서 기회를 못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우선적으로 유지를 잘 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당시 기자회견도 클린스만 감독과 개인 면담을 마친 뒤 같이 나서겠다고 동의한 결과였다. 대표팀 기자회견의 경우 축구협회가 선수의 의지 없이는 강요할 수 없는 분위기다.

이런 이유로 김민재의 발언을 일회성으로 보는 시각이 짙었다. 현재 나폴리가 세리에A 1위를 코앞에 두고 있는데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에 진출한 상황도 무시할 수 없다. 세계 언론에서 김민재에 대한 기대가 그 어느 때보다 높다. 김민재가 콜롬비아전을 마친 뒤 취재진에게 "이적설 관련해 하나도 맞는 게 없으니 (해외 언론 보도를) 퍼나르지 마시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도 같은 이유로 해석된다.

축구협회 측은 일단 지켜봐달라는 입장이다. 우선 클린스만 감독이 내달 초 미국으로 넘어가 휴식을 취한 뒤 유럽으로 건너가 김민재를 만나기로 했다. 협회 관계자는 "피로감을 호소하는 과정에서 김민재 특유의 솔직함이 과하게 전달된 듯하다. 대표팀 은퇴까지 거론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강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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