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대·노조 모여 근로시간 논란 등 현안 논의
尹 "청년 근로자 애로·희망 꼼꼼히 반영하겠다"
대통령 직접 전화로 '구색 맞추기' 우려 넘을까
국민의힘, 정부, 대통령실과 노동 현장의 청년들이 24일 '치맥 회동'을 하고 노동 현안에 의견을 나눴다. 당정은 이번 회동이 근로시간 제도 개편안 관련 논란 극복 및 새로운 청년 정책 플랫폼 정착의 계기가 되길 기대하고 있다. 특히 이날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전화를 걸어 간담회 내용을 보고받으면서 회동에 힘을 실어줬다.
국민의힘 김병민 최고위원, 장예찬 청년최고위원은 이날 서울 종로구 한 치킨집에서 '일하는 청년들의 내일을 위한 간담회'를 열고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 노조 협의체 '새로고침 노동자협의회'와 만났다. 새로고침 측에선 송시영 서울교통공사 올바른노조 위원장, 유하람 삼성디스플레이 열린노조 위원장, 박재민 코레일네트웍스 위원장이 참석했다. 고용노동부와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실 청년팀 소속 청년들도 자리했다.
2시간가량의 비공개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난 김 최고위원은 "노동환경 전반에 대해 진솔한 대화를 나눴다"며 "대화가 마무리될 무렵 윤 대통령 전화가 왔다. 오늘 간담회에 대해 보고를 받고 관심을 표하고자 하는 뜻에서 전화가 온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윤 대통령이) '청년 근로자들이 애로사항, 희망사항을 이야기해주면 꼼꼼하게 정책 설계부터 반영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며 "노사법치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강조했다"고 말했다. 근로시간 제도 등과 관련, 법·제도 악용 방지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앞서 근로시간 제도 개편안이 '최대 69시간 근로' 등 논란으로 2030 청년들로부터 외면받자 윤 대통령은 "근로자들의 다양한 의견, 특히 MZ세대의 의견을 면밀히 청취해 보완을 검토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이후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간사인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이 앞다퉈 MZ노조 등을 만나며 의견을 수렴 중이다. 이번 회동도 그 연장선에 있다.
윤 대통령이 직접 전화를 한 것도 MZ세대와 소통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하는 의미가 있다. 장 청년최고위원은 "(윤 대통령이 통화에서) '고위당정도 좋지만 30대 주축의 청년 당·정·대와 근로자들이 더 많이 소통했으면 좋겠다. 청년 당·정·대와 젊은 근로자들이 대화하는 부분은 언제든 직접 보고받고 소통하겠다'는 약속과 당부를 줬다"고 설명했다.
새로고침 측은 간담회에서 포괄임금제, 공짜 야근, 근로자 휴식권 보장 등에 대한 우려를 전달했다. 유 위원장은 "포괄임금제 또는 고정 오티(over time·추가근로) 비용의 악용을 보완해야 하고, 고과나 인사평가에서 공짜 야근이 반영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건의했다"며 "휴식권을 보장하기 위한 '연차사용촉진제도'에 대해서도 연차 미사용 비용을 지불하지 않는 악용 사례가 있는 점을 보완해 달라고 했다"고 전했다.
국민의힘은 이번 만남을 근로시간 제도 외 다른 주제들에 대해서도 논의를 이어갈 계기로 만들자는 입장이다. 다만 이 같은 만남이 실질적 성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청년 세대의 피로감만 늘릴 수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은 만큼, 구체적인 추가 논의는 숙제가 될 전망이다. 당대표 선거에 출마했던 천하람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은 BBS 라디오에 출연해 "'포괄임금제에 대해 어떻게 손을 보겠다'라든지 '생산직과 사무직의 근로 시간, 환경에 대해 이런 대안들을 내놓겠다'라든지 구체적 내용을 가지고 토론하는 부분이 있어야만 2030들이 정부·여당의 유능함에 대한 신뢰를 보내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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