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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관계 입막음' 트럼프, 다음 주 피고인 신세 되나... 정치적 득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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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관계 입막음' 트럼프, 다음 주 피고인 신세 되나... 정치적 득실은?

입력
2023.03.24 08:50
수정
2023.03.24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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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해튼 대배심, 이르면 내주 초 기소여부 결정
"핵심 지지층 단단하게… 당장은 정치적 이득"
"지지 기반 확대 필요한 대선 본선에선 불리"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AP 연합뉴스

성추문 은폐를 위한 매수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기소 여부가 이르면 다음 주에 결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트럼프 전 대통령이 내년 미국 대통령 선거 출마 선언을 한 상황인 만큼, 실제로 검찰의 기소가 이뤄질 경우 그의 정치적 득실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당장은 '지지층 결집'이라는 이득을 얻을 수 있겠으나, 공화당 경선에서 승리를 거둔다 해도 정작 대선 본선에선 불리할 공산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23일(현지시간)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뉴욕시 맨해튼 대배심이 이날 소집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성관계 입막음' 혐의에 대한 기소 여부를 결정하진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날 대배심은 다른 사건의 기소 문제를 검토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이에 따라 트럼프 전 대통령이 피고인으로 법정에 서게 될지의 문제는 빨라도 다음주 초에야 판가름이 나게 됐다. 맨해튼 대배심은 통상 월요일과 수요일, 목요일에 소집되기 때문이다. 맨해튼지검은 2016년 10월 트럼프 당시 공화당 대선 후보가 "2006년 트럼프와 성관계를 가졌다"고 폭로하려 했던 전직 성인영화 배우 스테퍼니 클리퍼드의 입을 막으려는 목적으로 개인 변호사 마이클 코언을 통해 13만 달러를 제공한 사건을 수사해 왔다. 트럼프 후보는 같은 해 11월 대선에서 승리해 이듬해 1월 미 대통령으로 취임했고, 클리퍼드는 2018년 이 의혹을 터뜨렸다.

'정치 수사 피해자' 프레임… 지지층 결집 효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기소된다면 미국의 전직 대통령으로선 사상 최초다. 이 때문에 그에겐 커다란 타격이 될 것처럼 보이지만, 당장은 오히려 정치적으로 유리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관련법상 기소돼도 대선 출마 자체엔 문제가 없는 데다, 검찰의 기소가 '현 정권의 탄압을 받는 트럼프' 이미지를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공화당 대선 경선 국면에서 지지층을 결집하고, 당내 경쟁자들도 그를 공격하기 힘들게 하는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지난 18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소셜미디어에서 자신을 지칭하며 "다음 주 화요일(21일) 체포될 것"이라고 주장한 것도 이를 염두에 둔 선제적 포석으로 보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변호인조차 "(검찰로부터) 통보받은 바 없다"고 말했고, 실제 21일엔 아무 일도 없었다. 미 사법당국이 그를 강제구인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기도 하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AFP 연합뉴스

공화당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중심으로 결집하는 최근 흐름도 '검찰의 기소가 일단 유리하다'는 전망에 힘을 싣는다. 친(親)트럼프 인사인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뿐만 아니라, 현재 트럼프 전 대통령과 정치적으로 결별한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마저 "정치적 기소"라면서 '검찰 때리기'에 가세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여야를 가리지 않고 저격 발언을 쏟아내며 기세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지난 19일 연방정부와는 무관한 맨해튼지검에 대해 "워싱턴에서 직접 명령을 받는다"고 주장하며 조 바이든 현 대통령을 배후로 지목했다. 공화당 내 '잠재적 경쟁자'로 꼽히는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에게도 날을 바짝 세우고 있다. 그가 자신과 거리두기를 하며 차별화를 시도하자, 전날 "우리 모두를 파멸시키려는 급진 좌파 미치광이, 불공정 검사와 내가 싸우는 동안 (디샌티스는) 잡담이나 하면서 선거운동을 한다"고 직격한 것이다.

"중도층 싸움, 본선에선 불리" 관측

그러나 결국 대선 본선에선 사법 리스크가 매우 큰 불안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결국 대선은 '중도층 표심을 얻는 싸움'이라는 점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본선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지난달 갤럽 조사에서 유권자의 절반가량(44%)이 자신을 무당층으로 규정했다. '민주당 성향'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28%, '공화당 성향'은 27%였다.

여기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기밀문서 유출 혐의 △2021년 1·6 의회 폭동 사태 선동 의혹에 대한 특검 수사도 받고 있다. 또, 2020년 조지아주 대선 개표 결과 변경 압력 의혹 등에 대한 수사도 별개로 진행되고 있다. 공화당 전략가인 리암 도노번은 뉴욕타임스에 "공화당 경선에선 '친트럼프냐, 반트럼프냐'라는 정서와 관련될 만한 사건은 어떤 것이든 오직 트럼프의 핵심 지지층만 단단하게 할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법적 논란이 커지는 건 지지 기반을 확대해야 하는 본선에서 큰 타격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본선 경쟁력 문제가 공화당 당내 경선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있다. '본선 필패 후보'라는 이미지가 강해질 경우, 공화당 내에서 전략적 대안을 찾으려는 움직임이 커질 수 있다는 의미다.

권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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