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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서 촉발된 미국·러시아 '신냉전', 아프리카서 2라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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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서 촉발된 미국·러시아 '신냉전', 아프리카서 2라운드

입력
2023.03.20 18:30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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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러의 '차드 정부 전복 계획' 공유
미국 광폭 외교 행보로 러시아 견제
러시아, 무기 지원하며 영향력 유지
아프리카 국가들은 '떨떠름' 분위기

토니 블링컨(왼쪽) 미국 국무장관이 16일 니제르 수도 니아메를 방문해 모하메드 바줌 대통령을 예방하고 있다. 연합뉴스

토니 블링컨(왼쪽) 미국 국무장관이 16일 니제르 수도 니아메를 방문해 모하메드 바줌 대통령을 예방하고 있다. 연합뉴스

아프리카 대륙이 미국과 러시아 간 패권 싸움의 무대로 또다시 급부상하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그리고 미국의 우크라이나 지원으로 촉발된 미국과 러시아의 '신(新)냉전'이 동북아시아에 이어 아프리카 지역으로까지 확장하면서 고착화하는 모습이다. 이번에 새로운 '전장'이 된 곳은 아프리카 중부 내륙 국가인 '차드'다.

미국, 러시아의 '차드 정부 전복' 움직임 차단 노력

1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국은 최근 차드에 러시아의 군사작전 계획을 통보했다. 러시아가 용병그룹인 '바그너'를 통해 차드 정부의 고위 인사 3명을 암살하고, 인접한 중앙아프리카 국가에 집결해 있는 반(反)차드 군대를 지원하는 게 골자다. 차드 정부에 반기를 들고 있는 엘리트 지배 계층을 포섭하는 내용도 담겨 있다. 한마디로 차드 정부를 전복시키기 위한 러시아의 종합적인 군사전략인 셈이다.

신문은 러시아의 아프리카 침투를 억지하기 위해 미국이 움직인 것으로 해석했다. 그동안 러시아는 군사력이 취약한 아프리카 각국 정부를 지원하는 대가로 금과 다이아몬드 채굴권을 받아 왔지만, 이번 차드 정부 전복 계획은 우크라이나 전쟁처럼 사실상 아프리카 특정 국가를 러시아의 영향력 아래 두려는 것이라는 점에서 좀 더 경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군사 정보를 차드와 미리 공유하는 방식으로 미국이 개입하게 된 배경이다. 익명을 요구한 미국 관리는 NYT에 "러시아의 아프리카 내 세력 확장을 최대한 억제하기 위해 우크라이나에서처럼 더욱 직접적인 방법을 쓰게 됐다"고 말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왼쪽) 러시아 외무장관이 지난해 8월 콩고공화국 오요 지역에서 장클로드 가코소 콩고공화국 외교장관과의 공동 기자회견 도중 귓속말을 하고 있다. 오요=AFP 연합뉴스

세르게이 라브로프(왼쪽) 러시아 외무장관이 지난해 8월 콩고공화국 오요 지역에서 장클로드 가코소 콩고공화국 외교장관과의 공동 기자회견 도중 귓속말을 하고 있다. 오요=AFP 연합뉴스


미·러 외교전 치열... 식민지 아픔에 아프리카는 '반대'

외교전도 치열해지고 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최근 아프리카 여러 국가를 방문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뤄진 외교 행보라는 얘기다.

블링컨 장관은 지난주 에티오피아 방문에 이어, 미 국무장관으로선 처음으로 서아프리카 내륙국 '니제르'도 찾았다. 특히 니제르에선 사하라 이남 사헬 지역에 대한 1억5,000만 달러(약 2,000억 원) 규모의 인도적 지원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더해 △부르키나파소 △차드 △말리 △모리타니 등 아프리카 중부 빈곤 국가들을 도와 역내 미국의 영향력을 확대하겠다는 복안이다.

사실 사헬 이남은 러시아의 영향력이 공고한 지역으로 꼽힌다. 러시아는 구소련 시절부터 말리 등 의 지역 국가에 무기를 공급하며 끈끈한 관계를 맺어 왔다. 지금도 해당 국가들은 바그너의 무기를 이용해 이슬람 반군과 싸우고 있다. 현지의 바그너 병력도 최대 4,500명인 것으로 추산된다. 군사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뒤에도 러시아가 아프리카 주둔 용병 수를 줄이지 않았다고 설명한다. 최근 유엔총회에서 아프리카 22개국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비판에 찬성하지 않은 것도 러시아와 아프리카 간 밀착을 증명한다고 NYT는 전했다.

다만 아프리카 국가들은 미국과 러시아의 세(勢) 대결을 달가워하지 않는 눈치다. 서구 열강의 침략과 식민지 경험이라는 아픈 기억이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또다시 강대국 간 대결 장소가 되는 걸 원치 않기 때문이다. 마키 살 아프리카연합 의장은 지난해 9월 유엔총회에서 “아프리카는 역사적으로 충분히 고통을 겪었다"며 "신냉전의 무대가 다시는 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민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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