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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와 제국주의의 전위

입력
2023.03.21 04:30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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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1 리빙스턴을 찾아서

19세기 선구적인 아프리카 선교 탐험과 저술로 유럽의 아프리카 진출의 물꼬를 튼 선교사 데이비드 리빙스턴. 위키피디아

19세기 선구적인 아프리카 선교 탐험과 저술로 유럽의 아프리카 진출의 물꼬를 튼 선교사 데이비드 리빙스턴. 위키피디아

종교의 긍정적-부정적 영향을 계량화해 비교할 순 없겠지만 모든 종교가 각기 자부해온 신의 독점적 지위는 인류 역사를 대충만 훑어보더라도 쉽사리 부정된다. 악질의 사이비 종교뿐 아니라 오늘날 ‘정통’으로 분류되는 대다수 종교도 신의 권위로 인류사적 악행을 저지르고 정당화한 예가 적지 않다. 문명사회에 뿌리내려 확산하는 과정에서 세속의 법과 윤리와 부딪치며 해로운 모서리들을 다듬어 오긴 했지만, 이제 충분하다고 말할 순 없다. 어쩌면 진리와 선을 독점하고 있다는 우월적 신앙체계 자체에 가시가 숨겨져 있다고 해야 할지 모른다.

신의 진리로 미개한 세상을 구원하고자 했던 지난 세기 수많은 유럽 선교사들이 결국 제국주의 수탈의 전위로 기능했던 것도 그런 예다. 스코틀랜드 출신 아프리카 의료 선교사 겸 탐험가 데이비드 리빙스턴(David Livingstone, 1813~1873)의 삶은 선악의 경계에 있었다.

그는 1841년과 49년, 56년 세 차례 아프리카 각지를 선구적으로 탐험하며 ‘복음’을 전했고, 현지 지리와 문화 등을 1857년 책(‘남아프리카 선교 여행과 연구')으로 출간했다. 그는 의료봉사로 도움을 주고 알려진 바 노예제를 혐오했다지만, 그의 책은 아프리카 식민화의 안내서로 널리 읽혔다.

그는 왕명으로 1865년 나일강 원류 탐험에 나섰다가 실종됐다. 스타 탐험가의 생사를 확인-보도하기 위해 미국 ‘뉴욕헤럴드’란 매체가 1871년 3월 21일 대규모 탐사대를 파견했는데 그해 7월 탕가니카 호수 인근의 한 마을에서 병든 그를 발견, 그 기적을 서구 사회에 알렸다. 아프리카나 아마존 오지 원주민 부락에서 백인을 만나는 숱한 영화 속 에피소드들의 원조였다.

리빙스턴은 세상의 열광을 뒤로하고 치료 후 탐험을 이어가다 18개월 뒤 오늘날 잠비아에서 숨졌고 방부 처리된 시신은 고국으로 운구돼 웨스트민스터 사원에 묻혔다.

최윤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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