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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삭 아내 앞 18번홀 통한의 보기로 놓친 164전 165기… 솅크 부부 “2등도 잘한 것”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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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삭 아내 앞 18번홀 통한의 보기로 놓친 164전 165기… 솅크 부부 “2등도 잘한 것” 위로

입력
2023.03.20 16:22
수정
2023.03.20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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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덤 솅크가 20일 미국 플로리다주 팜하버 이니스브룩 리조트 코퍼헤드 코스(파71)에서 열린 PGA 투어 발스파 챔피언십 최종라운드 18번홀에서 티샷이 나무 밑에 떨어져 정상적인 스윙을 할 수 없게 되자 클럽을 돌려 잡은 채 공을 페어웨이로 꺼내고 있다. 팜하버=AFP 연합뉴스

애덤 솅크가 20일 미국 플로리다주 팜하버 이니스브룩 리조트 코퍼헤드 코스(파71)에서 열린 PGA 투어 발스파 챔피언십 최종라운드 18번홀에서 티샷이 나무 밑에 떨어져 정상적인 스윙을 할 수 없게 되자 클럽을 돌려 잡은 채 공을 페어웨이로 꺼내고 있다. 팜하버=AFP 연합뉴스


2018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 데뷔한 애덤 솅크(미국)는 164개 대회 출전 동안 톱10에 9번 올랐지만 한번도 우승을 하지 못했다. 임성재(25)가 우승했던 2021년 슈라이너스 칠드런스 오픈에서 거둔 공동 3위가 최고 성적이었다.

165번째 대회인 발스파 챔피언십에서 마침내 솅크에게 첫 우승 기회가 찾아왔다. 미국 플로리다주 팜하버 이니스브룩 리조트 코퍼헤드 코스(파71)에서 열린 이 대회에서 솅크는 첫날 공동 선두에 이어 둘째 날 1타 차 선두, 셋째 날에도 안정감 있는 경기력으로 단독 선두를 지키며 투어 첫 우승에 가까이 다가가는 듯했다.

솅크의 아내 코트니는 남편의 생애 첫 우승 장면을 보기 위해 출산을 한 달가량 앞둔 만삭의 몸으로 인디애나주에서 비행기를 타고 경기장을 찾았다.

그러나 솅크의 첫 우승 꿈은 20일(한국시간) 최종일 그것도 마지막 홀에서 무너졌다. 공동 선두로 우승 경쟁을 벌이던 테일러 무어(미국)가 최종 합계 10언더파로 경기를 먼저 끝냈고 솅크는 18번 홀(파4)에서 버디를 잡아내면 우승, 파만 해도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갈 수 있었다.

그러나 솅크의 마지막 티샷이 당겨지면서 왼쪽 나무 아래로 떨어졌고, 그린을 직접 공략할 수 없어 3번째 샷만에야 그린에 올렸다. 2m가 채 남지 않은 파 퍼트를 넣으면 연장으로 승부를 이어갈 수 있었지만 홀은 야속하게도 솅크의 공을 받아주지 않고 튕겨내 버렸다. 만삭의 아내 앞에서 질긴 무승의 끈을 끊으려 했던 솅크의 꿈이 무산되는 순간이었다. 최종 합계 9언더파로 마친 솅크는 생애 최고 성적인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솅크 부부는 “2등도 잘한 것 아니냐”며 서로를 위로했다. 솅크는 "그래도 전반적으로 좋은 한 주를 보냈기 때문에 불평할 수 없다"고 했다. 솅크는 88만2,900달러(약 11억5,800만 원)의 상금을 받았다.

테일러 무어가 20일 미국 플로리다주 팜하버 이니스브룩 리조트 코퍼헤드 코스(파71)에서 열린 PGA 투어 발스파 챔피언십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고 있다. 팜하버=AP 연합뉴스

테일러 무어가 20일 미국 플로리다주 팜하버 이니스브룩 리조트 코퍼헤드 코스(파71)에서 열린 PGA 투어 발스파 챔피언십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고 있다. 팜하버=AP 연합뉴스


우승은 마지막 4개 홀에서 눈부신 플레이를 한 투어 2년 차 무어가 차지했다.

무어는 15번 홀(파3) 2m 버디로 선두에 1타 차로 따라붙었고, 16번 홀(파4) 8m 버디로 공동선두로 올라섰다. 17번 홀(파3)에서는 티샷이 크게 빗나가 그린 오른쪽 벙커에 빠졌는데, 핀까지 30m 거리라서 벙커샷이 쉽지 않았다. 그는 기가 막힌 벙커샷으로 버디가 될 뻔한 파를 잡아내 위기를 넘겼다.

18번 홀(파4)에서는 티샷이 러프에 떨어져 그린에 볼을 올리지 못했다. 그러나 무어는 그린 밖 20m 거리에서 퍼터로 굴린 볼을 2m 거리에 붙였고 침착하게 파 퍼트를 집어넣었다.

생애 첫 우승의 감격을 누린 무어는 마스터스, PGA 챔피언십 출전권과 2년 시드를 확보했다. 우승 상금 145만8,000달러(19억1,200만 원)를 받은 무어는 페덱스컵 랭킹 9위로 올라섰고, 세계랭킹도 49위로 올라 난생처음 50위 이내에 진입했다. 무어는 "실감이 나지 않는다. 우승은 멋지고 굉장한 일이다. 나뿐 아니라 내 옆에서 도운 모든 사람의 노력이 보상받았다"고 기뻐했다.

한편 데일리 베스트인 5언더파 66타를 친 이경훈(32)은 공동 19위(1언더파 283타)로 순위를 대폭 끌어올렸다. 이경훈은 10번 홀까지는 버디 2개와 보기 2개로 제자리걸음을 걷다가, 11번 홀부터 18번 홀까지 8개 홀에서 버디 5개를 쓸어 담았다.

안병훈(32)과 김성현(25)은 공동 45위(2오버파 286타)에 그쳤다.

김기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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