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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마지막 금싸라기 땅’ 삼표레미콘 부지, 첨단산업 중심지로 재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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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마지막 금싸라기 땅’ 삼표레미콘 부지, 첨단산업 중심지로 재탄생

입력
2023.03.19 13:30
수정
2023.03.19 19:04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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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린 수변 재개발 현장 답사 오세훈 시장
성수동 삼표 부지 "IT 중심지로 재개발" 강조

과거 운하 가스시설이었던 곳을 첨단업무단지로 재개발한 아일랜드 더블린 그랜드 캐널 독(dock) 지구. 서울시 제공

과거 운하 가스시설이었던 곳을 첨단업무단지로 재개발한 아일랜드 더블린 그랜드 캐널 독(dock) 지구. 서울시 제공

산업화 시대 서울 개발의 한 축을 담당했던 성수동 삼표레미콘 공장 부지가 미래 첨단산업 중심지로 다시 태어난다. 서울시는 업무ㆍ주거ㆍ문화가 어우러진 ‘랜드마크’ 빌딩을 지어 국내 유니콘 기업과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을 유치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혁신적 아이디어를 찾기 위해 부지 소유주인 삼표산업과 국제설계 공모도 추진한다.

16일(현지시간) 아일랜드 수도 더블린을 방문한 오세훈 서울시장은 쇠락한 운하 가스시설 부지를 재개발한 ‘그랜드 캐널 독(dock)’ 지구를 답사한 뒤 “삼표레미콘 부지와 성수동 일대를 미래 업무지구로 조성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그랜드 캐널 독은 글로벌 10대 IT기업 중 구글, 애플, 메타 등 9개 유럽 본사가 위치해 ‘유럽의 실리콘밸리’라 불린다. 운하를 따라 독창적 건축물이 즐비해 관광객이 즐겨 찾는 더블린의 명소로 꼽힌다. 유리컵을 비스듬히 꽂아 놓은 듯한 독특한 외관을 자랑하는 ‘독랜드 컨벤션 센터’, 극장 커튼과 함선을 연상시키는 건축 디자인이 인상적인 ‘보드 가이즈 에너지 극장’ 등이 유명하다.

오 시장은 “더블린에 그랜드 캐널 독이 있다면 서울엔 삼표 부지가 있다”며 “그랜드 캐널 독의 콘셉트를 참고해 삼표 부지 일대를 우리 젊은이들이 새로운 기업을 일으키는 터전이자 세계 첨단기업들이 몰려오는 공간으로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세훈(가운데) 서울시장이 16일 수변도시 정책 현장 시찰을 위해 찾은 아일랜드 더블린 운하 주변 재개발 현장에서 관계자들의 설명을 들으며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서울시 제공

오세훈(가운데) 서울시장이 16일 수변도시 정책 현장 시찰을 위해 찾은 아일랜드 더블린 운하 주변 재개발 현장에서 관계자들의 설명을 들으며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서울시 제공

삼표 부지는 서울에 몇 남지 않은 ‘금싸라기 땅’이다. 서울숲과 한강, 중랑천, 강변북로와 맞닿은 데다 면적도 2만8,804㎡(8,713평)로 상당히 넓기 때문이다. 개발에 성공하면 1조 원대 수익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삼표레미콘은 1977년 세워져 44년 동안 서울과 수도권 건설 현장에 레미콘을 공급해 왔으나, 도심 속 공장에 대한 반발이 커지면서 지난해 8월 철거됐다.

서울시는 지난해 12월 말 이 부지를 도시계획변경 사전협상 대상지로 선정했다. 도시계획변경 사전협상은 5,000㎡ 이상 대규모 개발 부지에 대해 허가권자인 공공과 민간사업자가 사전협상을 통해 구체적인 개발계획을 수립하고 도시계획을 변경하는 제도다. 용도지역 상향(1종 일반주거지역→상업지역)으로 서울시가 확보하는 공공기여금은 개발 이익의 60%인 6,000억 원이다.

서울시는 삼표 부지 빌딩을 기술(Technology) 사회관계망서비스(Advertising) 미디어(Media) 웹(Information)이 결합된 미래 첨단산업을 위한 공간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젊은 문화 감성, 청년 유동인구 증가, 유니콘기업 입주 등 성수동만의 지역 특성과 시너지를 내기 위해서다. 각 개념의 첫 글자를 딴 ‘타미(TAMI)’를 ‘지역 브랜드’로 확립하겠다는 중장기 목표도 내놨다.

공공기여금 활용 방안은 구체화되지 않았으나, 서울숲과 한강, 중랑천 수변 개발 등 다양한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있다. 서울숲에는 전시ㆍ문화체험 공간이 조성되고, 중랑천을 사이에 두고 단절된 경의중앙선 응봉역 일대와 서울숲을 연결하는 보행로가 건설된다. 삼표 부지 빌딩 저층부는 개방형 설계를 적용해 서울숲 일부로 편입시키고 최상층은 시민을 위한 전망대로 제공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아일랜드 더블린 그랜드 캐널 독 지구 전경. 서울시 제공

아일랜드 더블린 그랜드 캐널 독 지구 전경. 서울시 제공

아직 기획 단계라 마스터플랜이 명확하지는 않다. 하지만 초기부터 개발 부지 인근 부동산 가격 안정화 방안, 투기 방지 대책 등이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입주 기업을 끌어들일 유인책이 특혜 시비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아일랜드도 전략적으로 법인세율을 12.5%로 낮춰 글로벌 기업 유치에 성공했지만, 유럽연합(EU)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조세 회피처가 됐다”며 거세게 비판했다.

서울시와 삼표산업은 세계적인 건축가들을 대상으로 국제설계 공모를 진행할 계획이다. 삼표 부지 빌딩 설계뿐 아니라 서울숲과 한강 활성화 방안까지 폭넓게 아이디어를 받기로 했다. 양병현 서울시 공공개발기획담당관은 “공공과 민간이 협력해 국제설계 공모를 진행하는 건 서울시 최초 사례”라며 “5월 공모를 목표로 현재 가이드라인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더블린= 김표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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