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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만에 투자비 회수한 런던아이 찾은 오세훈 “서울링 안전성·수익성 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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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만에 투자비 회수한 런던아이 찾은 오세훈 “서울링 안전성·수익성 확신”

입력
2023.03.17 12:30
수정
2023.03.17 20:50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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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립토 지반에 기둥 박아 구조물 지지
오 "관람료 부담 막을 규정 마련할 것"

영국 런던을 상징하는 랜드마크로 자리 잡은 대관람차 '런던아이'. 런던=공동취재단

영국 런던을 상징하는 랜드마크로 자리 잡은 대관람차 '런던아이'. 런던=공동취재단

1년 365일 중 300일이 흐린 영국 런던 하늘이 모처럼 파랗게 갰다. 템스강변 대관람차 ‘런던아이’를 타기 위해 길게 줄을 선 관람객 표정도 날씨만큼 밝았다. 티켓 구매 창구는 미처 예약을 못 한 사람들로 발 디딜 틈 없이 북적거렸다. 매년 350만 명이 찾아오는 런던의 ‘랜드마크’다웠다.

런던을 방문 중인 오세훈 서울시장이 14일(현지시간) 런던아이를 찾았다. 서울 마포구 상암 하늘공원에 들어서는 대관람차 ‘서울링’에 참고할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서다. 오 시장은 런던아이 객실 구조를 유심히 살펴보면서 관계자들에게 “원으로 도는 객실의 각도를 어떻게 조정하는지” “안전 문제는 없는지” 묻고 확인했다. “서울에 황사 현상이 있을 때도 객실 창을 깨끗하게 관리할 수 있겠냐”는 질문에 “로봇 장치로 청소할 수 있다”는 답이 돌아오자, 흡족한 듯 고개를 끄덕이기도 했다.

흉물에서 명물로… 런던아이의 ‘대반전’

서울링에 영감을 준 런던아이는 밀레니엄을 맞아 2000년 조성됐다. 5년 동안만 한시적으로 운영할 계획이었으나 사업비(약 1,584억 원)를 3년 만에 회수할 정도로 인기를 끌면서 살아남았다. 지금은 런던 관광 수입의 1.5%가 런던아이에서 나온다. 새해맞이 런던아이 불꽃놀이는 세계적인 이벤트로 손꼽힌다.

처음엔 시민들의 반대가 적지 않았다. 템스강 건너편 빅벤과 국회의사당 등 고풍스러운 주변 풍경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이유였다. 하지만 반발은 금세 수그러들었다. 런던아이가 들어선 후 주변 건물 가격이 크게 오르고 지역 경제가 활성화된 덕분이다. 런던아이 운영사 ‘멀린’ 관계자는 “5년간 시범 운영하려 한 것도 시민들의 비판 때문”이라며 “하지만 요즘 주변 아파트들은 ‘런던아이가 가장 잘 보이는 곳’이라는 홍보 문구를 걸고 분양한다”고 말했다.

애초 한시적으로 설치됐지만 안전을 최우선시했다. 바람이 비켜가는 입지를 선정하고, 객실도 바람의 영향을 덜 받도록 타원형으로 디자인했다. 자재는 체코와 이탈리아, 독일 등에서 최상품을 공수했다.

오세훈 “서울링 안전성 확보, 요금 부담 줄일 것”

오세훈(가운데) 서울시장이 14일 영국 런던의 명소인 대관람차 '런던아이'에 탑승해 런던아이 설계·운영업체 관계자들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서울시 제공

오세훈(가운데) 서울시장이 14일 영국 런던의 명소인 대관람차 '런던아이'에 탑승해 런던아이 설계·운영업체 관계자들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서울시 제공

오 시장이 구상 중인 서울링은 훨씬 도전적이다. 원 내부에 바큇살이 없는 고리 형태로 런던아이(135m)보다 45m나 높은 180m 규모다. 현존하는 유일한 고리형 대관람차인 중국 ‘보하이의 눈’(145m)을 압도한다. 디자인과 규모 면에서 전례가 없는 탓에 서울링 조성 계획 발표 후 안전성에 대한 의구심이 끊이지 않고 있다. 입지로 선정된 하늘공원이 쓰레기 매립지라 거대 구조물을 떠받치는 지지력도 약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매립토 아래 지반까지 120m 깊이로 강철 기둥을 20여 개 박고 그 기둥들을 서로 단단히 연결하는 방식으로 구조적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런던아이를 설계한 네덜란드 회사 ‘스타네스’ 관계자는 “자재는 더 튼튼하면서 가벼워졌고, 기술은 훨씬 발전했다”며 “바큇살이 없는 구조가 더 안전하고 시공도 간단하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서울링을 민자 사업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건설비는 4,000억 원으로 추산된다. 민간기업이 사업을 맡는 만큼 관람료가 높게 책정돼 시민에게 부담이 될 가능성도 있다. 런던아이 티켓도 40파운드(약 6만3,000원)로 상당히 비싸다. 오 시장은 “시는 업체가 폭리를 취하지 못하도록 해야 할 도의적 책임이 있다”며 “업체와 계약할 때 특혜가 되지 않게 방지하는 규정을 반드시 넣을 것”이라고 말했다.

런던아이와 달리 서울링 주변에는 볼거리가 없다는 지적도 많다. 서울시는 하늘공원을 비롯한 월드컵공원 일대에 전망타워, 캠핑장, 미로정원, 체육공원, 공중 보행로 등을 조성해 새로운 ‘명소’로 꾸밀 계획이다. 오 시장은 “드론을 띄워 주변 경관을 보고 서울링 입지를 결정한 것”이라며 “하늘공원이 절대 불리하지 않다”고 자신했다.

런던= 김표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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