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기순이익 18.5조… '2년 연속' 최대치 경신
SVC 파산·연체율 상승세 등 불안정성 확대
"2~3분기 중 경기대응완충자본 부과 검토"
지난해 시장금리 상승 등 영향으로 국내 은행들의 이자수익이 전년 대비 약 10조 원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금융당국은 이렇게 늘어난 은행 수익을 올해 2분기부터 부실 위험에 대비하는 데 쓰도록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최근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등 글로벌 긴축에 따른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자수익 21.6% 급등… 대출금리 상승 영향
16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2년 국내은행 영업실적(잠정)'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8조5,000억 원으로 전년(16조9,000억 원) 대비 1조6,000억 원(9.6%) 증가했다. 전년에 이어 2년 연속 역대 최대치다. 국내 은행은 시중·지방·특수·인터넷전문은행 등 20곳이다.
순익의 일등공신은 역시 이자이익이었다. 지난해 이자이익은 55조9,000억 원으로 전년(46조 원) 대비 9조9,000억 원(21.6%) 급등했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대출금리가 덩달아 뛰면서 은행들의 이자마진이 커진 덕분이다. 국내 대출시장의 70%가 변동금리에 몰려 있는 상황에서 대출금리 인상은 금융회사의 이자수익 증가로 직결된다.
금리 상승 그림자… "불확실성 대비 건전성 강화"
가파른 금리 상승의 그림자도 점차 짙어지고 있다. 1월 말 기준 국내은행 원화대출 연체율은 0.31%로 전월 대비 0.06%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2021년 5월(0.32%)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특히 약한 고리라 할 수 있는 중소법인대출과 가계신용대출에서 각각 0.08%포인트·0.09%포인트가 급등했다. 당국 관계자는 "절대치만 놓고 보면 연체율이 높진 않지만 코로나19 만기 연장 조치 등을 고려하면 실제 연체율은 더 높을 수 있어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당국은 은행에 부실 우려 대출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도록 유도키로 했다. 금융위원회는 이날 올해 2~3분기 중 국내 은행을 대상으로 경기대응완충자본(CCyB)을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CCyB는 신용팽창·경색 기간에 따라 탄력적으로 은행에 추가자본 적립을 부과할 수 있는 제도다. 2016년에 도입됐지만 코로나19 경기 불확실성 등을 고려해 실제 부과한 사례는 없었다.
당국은 은행별 스트레스테스트 결과에 따라 추가 자본 적립을 부과할 수 있는 법적 근거도 만들기로 했다. 그간 당국은 주기적으로 위기상황을 가정해 해당 은행의 손실흡수능력을 평가해왔지만, 미흡하다고 평가된 은행에 추가 자본 적립을 부과할 근거법이 없었다. 미국·유럽 등 주요 국가들에서는 이미 스트레스 완충자본 제도를 마련했고 실제 부과하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결국 핵심은 불확실성에 대비해 은행 건전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라며 "손실흡수능력 확충은 규모와 함께 시기·속도 등을 함께 고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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