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화랑 대표 1표 차 꺾고
연임 성공, 황달성 화랑협회장
"화랑미술제 10월에도 개최… 더 많은 화랑에 판매 기회"
국내 대표적 미술장터인 한국국제아트페어(KIAF·키아프)를 주관하는 한국화랑협회(화랑협회)가 키아프를 해외로 수출하는 실험을 준비한다. 서울에서 열리는 키아프에 참가하는 화랑 규모도 대폭 늘릴 예정이다. 올해 새로운 회장 선출 과정에서 드러난 신구 화랑 간 갈등을 봉합하고 미술시장의 질을 한 단계 높이기 위한 포석이다.
황달성 회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키아프의 해외 진출은 전임 집행부 때부터 준비해 왔던 것”이라며 “올해 9월 화랑협회가 주관하는 아트페어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개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황 회장은 지난달 23일 진행된 회장 선거에서 대형 화랑인 갤러리현대의 도형태 대표를 68대 69, 단 1표 차로 제치고 회장직 연임에 성공했다. 다만 이번 아트페어에 ‘키아프’ 브랜드를 내걸지는 않을 전망이다. 일단 화랑들이 작가를 추천하면 화랑협회가 판매를 대리하는 형식으로 아트페어를 개최해 키아프 해외 진출의 가능성을 타진해 보겠다는 것이 황 회장의 생각이다.
미술계에 따르면 이번 회장 선거는 전례 없이 치열했다. 세계적 아트페어인 프리즈가 지난해 ‘프리즈 서울’로 국내에 상륙해 키아프와 같은 시기에 공동으로 열리는 과정에서 화랑들 사이의 의견 차이가 노출됐고, 이런 갈등이 투표에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화랑협회에 소속된 국내 화랑 160여 곳 가운데 젊은 화랑 경영자들을 중심으로 키아프의 문턱을 높여 질을 높이자는 여론이 많아지자, 소외감을 느낀 화랑들과 갈등이 생긴 것. 황 회장은 점진적으로 키아프의 질을 높이자는 입장이었다.
화랑협회는 4월 열릴 예정인 아트페어 화랑미술제를 10월에 또 한번 개최할 예정이다. 갤러리보다 아트페어에서 작품을 구입하는 미술품 애호가들이 갈수록 늘면서 더 많은 화랑에 판매 기회를 주겠다는 이야기다. 또 화랑들에 대한 전시 지원금을 1년에 최대 500만 원까지 지급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화랑들이 전시를 기피하는 풍조를 바꿔야 신진 작가들이 성장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올해는 서울 코엑스에 더 많은 공간을 확보해 키아프에 참가하는 화랑을 210곳 정도까지 늘릴 계획이다. 지난해에는 키아프에 168곳, 같은 기간 코엑스 인근 전시장인 세텍(SETEC)에서 열린 키아프 플러스에 74곳이 참가했다. 이렇게 되면 키아프 플러스에만 참가해 상대적으로 모객에서 손해를 입었던 화랑들 가운데 상당수가 코엑스로 들어가게 된다. 양쪽에 모두 참가한 화랑이 30곳 정도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키아프 플러스에만 참가하는 화랑 대부분은 키아프 참가 기회를 얻을 수 있다. 키아프 플러스는 폐지된다. 황 회장은 "프리즈가 명작들을 모은 프리즈 마스터즈를 꾸리는 것처럼 키아프도 김창열, 김환기 등의 작품을 전시하는 화랑을 따로 모으는 공간을 마련하는 것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화랑협회는 29일 임시총회를 열고 관련 사업안 추진 여부를 논의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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