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불법채굴업자, 스타링크로 단속 피해
비판 무시하는 스페이스X, 사업 확장에 혈안
미국의 우주 기업 '스페이스X'의 위성 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Starlink)가 아마존 열대우림 지역에서 활동하는 불법 채굴업자의 범죄에 악용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마존 오지의 교육과 환경보호를 위해 서비스를 제공한다"던 스페이스X의 당초 취지와는 정반대의 부작용인 셈이다.
스타링크는 고도 540~ 570㎞의 서로 다른 궤도 4개에 위성 수천 개를 촘촘히 배치해 구축하는 네트워크다. 아마존과 같은 밀림 오지에서도 단말기만 있으면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어, 지난해 출시 후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단속망 피하고 불법 채굴도 손쉽게… 스타링크의 그늘
16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브라질 환경청 특별조사팀과 연방 도로경찰 신속대응팀은 최근 5주 동안 아마존에서 불법 채굴업자들을 집중 추적했다. 금을 캐는 과정에서 수은 등 위험 물질을 불법 사용해 환경을 파괴하는 걸 막으려는 조치였다. 그러나 채굴업자들은 매번 단속팀이 도착하기도 전에 시설을 파괴하고 줄행랑을 쳤다.
반복되는 추적 실패의 원인을 찾던 단속팀은 아마존 내 최대 원주민 영토인 야모마미족의 땅에서 실마리를 찾았다. 일부 채굴업자들과 치열한 교전을 벌인 끝에, 스타링크 단말기 7개를 확보한 것이다. 수사 결과, 채굴업자들은 스타링크 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해 단속팀의 동선을 미리 파악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의 스타링크 활용법은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우구 로스 특별조사팀 코디네이터는 "스타링크 덕분에 채굴업자들이 현장에 가지 않고도 광산 수백 곳을 동시에 관리할 수 있었다"며 "폭풍우가 몰아쳐도 작동되는 스타링크는 그들에게 최적의 범죄 도구였던 셈"이라고 지적했다.
귀 닫은 스페이스X, 휴대폰 활용 서비스·2세대 위성 발사 집중
스타링크 서비스 악용 논란에도 스페이스X는 별다른 해명도, 대책도 내놓지 않고 있다. "인터넷 접속이 안 되는 아마존 농촌 지역 학교 1만9,000곳에 스타링크를 보급하고 아마존 환경 모니터에도 스타링크가 활용될 것"이라고 했던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의 약속도 대부분 지켜지지 않았다. 이날까지 아마존 지역 학교에 설치된 스타링크 단말기는 불과 3대뿐이라고 AP통신은 전했다.
반면 스페이스X의 사업 확장 속도는 무서울 정도로 빠르다. 스페이스X는 최근 미국 이동통신사인 T모바일과 함께 휴대폰을 통한 스타링크 서비스 제공 실험에 착수했다. 지난달엔 네트워크 능력이 초창기 모델보다 4배 이상 향상된 2세대 위성 'V2 미니' 21개를 지구 궤도에 처음으로 배치하기도 했다. 이미 4,000개의 위성을 발사한 것은 물론, 조만간 V2 미니 3만 개도 지구 궤도에 올릴 계획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