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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급 된 성과급' 5대 시중은행만 2조..."주주 승인받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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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급 된 성과급' 5대 시중은행만 2조..."주주 승인받도록"

입력
2023.03.16 17:30
수정
2023.03.16 17:39
20면
0 0

"노력 없이 금리 상승 요인 덕분"
은행 성과보수 평가 체계도 허술
성과급·퇴직금, 주주 결정 방안 검토

지난달 6일 서울에 설치돼 있는 주요 은행들의 현금인출기. 연합뉴스

지난달 6일 서울에 설치돼 있는 주요 은행들의 현금인출기. 연합뉴스

작년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임직원이 챙긴 성과급만 2조 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은 임직원 노력보단 고금리 등 외부요인이 은행 '돈 잔치'의 배경이었다며 성과보수체계를 투명하게 공시하는 등 개선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16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작년 5대 시중은행이 지급한 성과급(잠정)은 전년 대비 9.9% 늘어난 1조9,595억 원에 달했다. 2020년(1조4,747억 원)과 비교하면, 2년 새 4,848억 원(32.9%)이 급증한 것이다.

당국은 고금리가 '성과급 잔치'의 주된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실제 지난해 5대 시중은행이 예대마진으로 벌어들인 이자이익은 36조9,388억 원으로 전년(30조3,062억 원) 대비 21.9% 증가했다. 이에 반해 임직원의 투자상품 판매 등으로 벌어들인 비이자이익은 2021년 4조6,815억 원에서 지난해 3조5,626억 원으로 되레 쪼그라들었다.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전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3차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태스크포스(TF) 실무작업반 회의에서 "은행권 대규모 수익은 임직원의 노력보다 대출 규모가 급증한 상황에서 금리 상승이라는 외부적 요인이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이 있다"며 "성과급이 사실상 고정급화돼 있다는 비판도 있다"고 질타했다.

성과보수 기준도 '수익성' 위주

은행 성과보수체계도 문제로 지적됐다. 성과급 규모를 결정하는 평가에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이자이익과 직결되는 수익성이었다. 은행 임직원 성과급은 매년 평가에 따른 단기성과급과 다년간 누적평가에 따른 장기성과급으로 나눠지는데, 5대 시중은행 은행장의 단기성과급 정량지표엔 수익성이 32~45%로 가장 높았다. 외국계 은행의 경우 이 배점이 30% 미만이다.

평가 과정에도 허술하다는 지적이다. 은행장 등 임원 성과는 통상 보수위원회가 평가하나, 일부 은행은 지주회장의 정성평가로 보수를 결정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 몇몇 은행은 성과급 환수·유보정책에 대한 규정·기준을 제대로 마련하지 않았으며, 성과급 이연지급 기간과 기준도 은행별로 상이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국은 은행권 성과보수체계의 투명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해외 금융사처럼 국내 은행도 보수위원회 안건을 공개하고, 경영진 보수에 대해서는 '주주 투표권(세이온페이·Say-on-Pay)'을 도입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주주들이 경영진 보수를 최종 결정한다는 뜻이다. 최근 1인당 수억 원의 희망퇴직금을 받은 것과 관련, 퇴직금 규모 적정성을 주주들로부터 평가받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김 부위원장은 "무엇보다 성과보수체계를 투명하게 공시하는 등 은행권 스스로 개선하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강진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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