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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연이 암 원인의 30%…전자담배도 궐련형 담배 못지 않게 해로워

입력
2023.03.15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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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암센터가 알려주는 암 궁금증

요즘에 많이 피우는 전자담배도 궐련형 담배 못지 않게 발암물질을 포함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요즘에 많이 피우는 전자담배도 궐련형 담배 못지 않게 발암물질을 포함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3월 21일 '암 예방의 날'이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암의 3분의 1은 예방이 가능하고, 3분의 1은 조기 진단ㆍ치료로 완치가 가능하며, 나머지 3분 1의 암 환자도 적절히 치료하면 완화가 가능하다는 뜻에서 ‘3-2-1’을 상징하는 뜻에서 이 날을 기념일이 정했다. 암 예방의 날을 앞두고 국립암센터는 암에 대한 궁금증을 아래와 같이 설명했다.

-암 환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암에 걸릴 확률은 어느 정도인가.

“국립암센터에서 국가암등록통계를 내기 시작한 20년 전에는 매년 10만1,849명 정도 암 환자가 발생했다. 지금은 25만 명이 발생해 2.5배 정도 증가했다.

우리 국민들이 기대 수명인 83.5세까지 생존하면 암에 걸릴 확률은 36.9%이며, 남성(80.5세)은 5명 중 2명(39.0%), 여성(86.5세)은 3명 중 1명(33.9%)에서 암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

암은 대표적인 노화 질환이므로 한국의 고령화 속도를 감안하면 암 발생률은 더 높아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볼 수 있다. 암은 우리나라 사망 원인 1위인 질환이므로 암을 예방하고 암 문제를 해결하는 게 중요하다.”

-암을 예방하려면 제일 중요한 것은.

“먼저 무엇이 암을 일으키는 지를 알아야 한다. 암 원인은 30%가 흡연이고, 음식이 30%이고, 감염이 20%이고, 알코올이 5%다. 이런 주요 원인을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존 담배처럼 전자담배가 해로울까.

“암에 걸리지 않으려면 일단 금연해야 한다. 물론 간접 흡연도 피해야 한다. 요즘 전자담배를 많이 피는데, 전자담배에는 두 가지가 있다. 액상형 전자담배와 궐련형 전자담배다. 최근에는 궐련형 전자담배가 유행하니 이에 대해 설명하겠다.

기존 담배는 불을 붙여 연기를 마시는 것인데 비해, 궐련형 전자담배는 기존 담배와 똑같은 담배에 불을 붙이는 대신 배터리를 이용해 300도로 가열해 그 에어졸을 흡입하는 것이다.

과연 이 전자담배는 해롭지 않은지가 논란인데 결론적으로 전자담배에도 발암물질이 들어 있다. 기존 담배가 100%만큼 해롭다면 전자담배는 65% 정도 해롭다. 이 정도도 덜 해롭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그것은 마치 독약을 마시면서 물을 타서 마시면서 ‘이 정도면 괜찮은 거 아냐?’라고 생각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궐련형 전자담배는 금연 운동이 효과를 보이니까 담배회사가 개발해 금연을 해야 할 흡연자에게 덜 해로운 담배를 내밀어 흡연자를 유혹하는 상술에 불과하다. 끝없이 담배회사의 상술에 넘어가 담배회사의 유혹에 빠져 전자담배를 피울지 나와 가족이 원하는 대로 담배를 끊을지를 결정해야 한다.”

-암 예방을 위해 어떤 음식을 먹어야 하나.

“암의 30%는 음식 때문이다. 음식 중에서 피해야 하는 것은 우선 탄 음식이다. 밥을 태운 누룽지는 괜찮지만 고기를 태우는 게 문제다. 고기를 태우면 탄 고기에서 벤조피렌이라는 강력한 발암물질이 발생해 위암을 일으키니 반드시 피하는 것이 좋다. 또한 짠 음식이 위암을 일으키니 짜지 않게 먹어야 한다.

붉은 고기가 대장암을 일으키므로 너무 많이 먹지 말아야 한다. 햄이나 소시지 같은 가공육은 더 해롭다. 채소를 많이 먹는 것이 암 예방에 도움이 된다.”

-감염으로 인한 암을 막으려면.

“감염은 암 원인의 20%를 차지한다. 우선 B형 간염 바이러스와 C형 간염 바이러스가 간암을 일으키는데 B형 간염 바이러스는 예방접종으로 막을 수 있다. C형 간염 바이러스는 예방접종은 아직 없지만 완치하는 약이 개발됐다.

인유두종바이러스(HPV)는 자궁경부암을 일으키는데, 흔히 성관계를 통해 전파된다. 성관계를 하기 전 여성에게 예방접종으로 자궁경부암을 예방해야 한다.

위암 원인이 되는 것이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이다. 위 내시경검사로 헬리코박터균을 발견하면 항생제를 1~2주 복용해 제균하면 위암을 예방할 수 있다.(헬리코박터가 있을 때 궤양이 있으면 제균 치료가 필수적이다. 궤양이 없을 때 어떻게 할 지는 아직 합의가 필요하다.)”

-소량으로 음주하면 건강에 좋다는데.

“결론적으로 소량의 음주도 해롭다. 우리나라에서 술을 마시는 사람이 2,500만 명이다. 이들이 술이 발암물질이라는 사실조차 모른다는 것이 큰 잘못이다. 술은 구강암, 인두암, 후두암, 식도암, 간암, 대장암, 위암 등 7~8종류의 암을 일으킨다. 따라서 가능하면 술을 마시지 않는 게 좋다. 예전에는 술은 약간 마셔도 좋다는 말이 있었지만 이는 완전히 낡은 개념이다. 그래서 WHO도 가장 건강한 음주는 한 잔도 마시지 않는 것이라고 공표했다. 술을 아예 마시지 않는 사람보다 약간의 음주는 건강에 좋다는 심각한 오해가 우리 사회에 뿌리 내리고 있다.

이전에 심혈관 질환 위험도와 알코올 섭취량을 비교 분석한 결과, 술을 하나도 마시지 않는 사람보다 소량의 술을 마시는 사람의 심혈관 질환 발생률은 떨어지지 않아 적정한 음주가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적정 음주량이라는 개념이 있었다. 이 연구 결과는 약간 과장된 것이다. 왜냐하면 술을 한 잔도 마시지 않는 사람 중에는 이미 암이나 간경화에 걸려 건강을 망친 사람이 포함된 것이다. 따라서 술을 약간 마시는 사람이 건강에 좋다는 것은 과장된 부분이 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과거 자료는 심혈관 질환만 비교했지만) 음주량에 따라 모든 사망 원인을 분석한 결과, 술을 한 잔도 마시지 않는 사람에 비해 술을 소량 마시는 사람은 다른 질병과 사망률이 높아졌으며 술을 많이 마실수록 사망률이 계속 높아진다.

따라서 WHO도 술은 전혀 마시지 않는 게 가장 건강에 좋다고 선언했고 적정 음주량 개념은 폐기됐다. 따라서 유럽도 음주 가이드라인을 통해 ‘소량의 술도 건강을 위해서는 마시지 않는 것이 더 좋다’고 선언했다. 국립암센터의 암 예방 10대 수칙도 이전에는 ‘술은 하루 한두 잔 이내로 마시자”고 했는데 2016년 이후 ‘암 예방을 위해서 소량의 음주도 하지 말자’로 개정했다.

또한 포도주가 좋으니 막걸리가 좋다느니 술 종류에 따라 어떤 술이 건강에 좋으냐는 논쟁이 있었는데 이런 논란도 무의미해졌다. 암 발생률은 오로지 알코올 섭취량에 비례한다. 즉 독한 술 작은 양과 약한 술 많은 양은 같다.

우리나라 사람은 술이 발암물질이라는 것도 모르고 있다는 점이다. 알코올은 우리 몸에서 아세트알데히드로 변하는데, 알코올과 아세트알데히드 둘 다 1군 발암물질입니다. 1군 발암물질이라는 것은 우리 몸에서 암을 일으킨다는 것이 확실하게 밝혀진 것을 말한다. 우리 국민이 섭취하는 가장 많은 1군 발암물질이 바로 알코올이다.

앞으로 음주 문화에서 꼭 없애야 하는 게 건배사다. 다 같이 술을 따르게 하고 원샷을 외치면서 술을 마시는 이 습관은 술을 싫어하는 사람에게도 발암물질을 권하는 대표적인 잘못된 음주문화다. 자기가 자기 책임하에 술을 마시는 것도 권하지는 않지만, 남에게 발암물질을 강요하는 것은 해서는 안 된다.”

-암 예방과 검진에 대해 말하자면.

“우리나라의 암 치료 성적이라고 할 수 있는 5년 생존율은 71.5%로 전 세계 최고수준이다. 자궁암 5년 생존율은 90%로 세계 1위이고, 위암도 78%로 세계 최고다.

지난 20여 년간 암 5년 생존율은 43%에서 72%로 공격적으로 상승했고, 이는 가장 빠르게 생존율을 높인 기록이다.

우리나라 암 치료 성적이 세계 최고인 이유에 대해 국민은 수술이나 항암 치료 등 암 치료를 잘하는 것으로 생각하지만 사실 세계 최고 수준의 국가암검진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국가암검진 프로그램은 보건복지부와 국립암센터가 만들었고, 건강보험공단이 시행하고 있으며, 사실상 6대암 검진을 거의 무료로 제공하고 있는데 전세계에서 이정도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국가는 없다.

다시 강조하지만 우리나라 암 치료 성적인 최고인 이유는 전 세계 최고의 암 통계에 기반한 국가암검진이 밑바탕이 돼 치료까지 잘하기 때문에 세계 최고 성적인 것이다.

현재 국가암검진 수검률이 55.1% 수준이지만, 국민이 검진을 더 받으면 암에 걸렸다 할지라도 생존율이 더 향상될 것이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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