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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300조 원짜리 최첨단 반도체 클러스터 앞세워 선두 TSMC 추격에 속도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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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300조 원짜리 최첨단 반도체 클러스터 앞세워 선두 TSMC 추격에 속도 낸다

입력
2023.03.16 04:30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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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 반도체 국가산단의 '반도체 생태계' 효과 기대
재계 "윤석열 대통령의 통 큰 결단" 평가
삼성, 60조 지역균형 투자 계획도 제시

15일 대규모 시스템반도체 국가산업단지로 지정된 경기 용인시 남사읍 일대 모습. 정부는 이날 이 지역에 세계 최대 규모 첨단 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용인=뉴스1

15일 대규모 시스템반도체 국가산업단지로 지정된 경기 용인시 남사읍 일대 모습. 정부는 이날 이 지역에 세계 최대 규모 첨단 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용인=뉴스1


삼성전자가 15일 정부가 만들기로 한 경기 용인시 반도체 국가산업단지에 20년 동안 300조 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로서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분야의 대형 생산 거점을 마련함으로써 글로벌 선두 대만 TSMC와의 점유율 격차를 좁히는 계기를 얻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날 산업통상자원부와 국토교통부가 연 제14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 참석한 경계현 삼성전자 사장은 "신규 단지를 기존 거점들과 통합 운영해 최첨단 반도체 클러스터를 구축할 것"이라며 "대한민국 미래 첨단 산업의 혁신과 발전을 위한 글로벌 전진기지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파운드리서 TSMC 뒤쫓는 삼성, 추가 생산력 확보로 경쟁에 박차

지난해 6월 세계 최초 3나노 파운드리 양산에 참여한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반도체연구소, 글로벌 제조&인프라 총괄 주역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지난해 6월 세계 최초 3나노 파운드리 양산에 참여한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반도체연구소, 글로벌 제조&인프라 총괄 주역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정부는 이날 전국 15개 지역을 국가산단으로 선정하면서 용인시 남사읍 일대에 710만㎡(215만 평) 규모의 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를 만들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삼성전자는 이곳에 20년 동안 300조 원을 들여 첨단 반도체 제조공장 5개를 짓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160만 명에게 새 일자리를 제공하고, 직간접적으로 700조 원 가까운 생산 유발 효과도 얻을 것으로 기대된다.

용인의 새 공장은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의 핵심 기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대만의 TSMC와 더불어 5나노 이하 파운드리 양산이 가능한 유이한 기업으로, 현재 전 세계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 2위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생산력 면에서는 TSMC에 밀려 점유율 격차가 조금씩 벌어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점유율은 15.8%로 TSMC(58.5%) 대비 42.7%포인트 뒤졌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사업은 기존 경기 평택과 미 텍사스주 오스틴, 인근 테일러에 건설 중인 신공장까지 따져도 생산 능력이 TSMC에 모자란다"면서 "용인 공장이 가동되면 TSMC와의 경쟁에서도 새로운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새로운 반도체 공장 부지를 마련한 것은 삼성전자를 비롯한 국내 반도체 업계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평가했다. 박재근 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교수는 "삼성이 시스템반도체에 적극 투자하려 했지만 그동안 여러 규제 때문에 공장을 신설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고 해외 투자를 고민한 것으로 안다"면서 "한국 정부가 나서서 투자할 자리를 마련해 준 것"이라고 밝혔다.



용인 무대 '반도체 생태계' 형성도 기대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 공장에서 한 직원이 방진복을 입은 채 근무 중이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 공장에서 한 직원이 방진복을 입은 채 근무 중이다. 삼성전자 제공


이번 투자가 반도체 생태계 형성에 초점을 맞춘 점도 업계는 긍정적으로 받아들인다. 파운드리 사업이 힘을 받으려면 시스템반도체 설계 전문기업(팹리스)과 이를 파운드리 공정에 맞게 디자인하는 디자인하우스(DSP) 기업 등도 성장해야 한다. 정부는 새 산단에 국내외 뛰어난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업체와 팹리스 등 150개 업체를 유치한다고 밝혔는데, 가치 사슬에 대한 업계와 전문가들의 요구를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는 이날 정부 발표를 두고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구축, 가치 사슬 생태계 업그레이드, 차세대 반도체 핵심기술 확보 및 인력 확충 등 시스템 반도체 맞춤형 지원 전략"이라고 호응했다.

재계 관계자는 "메모리를 넘어 시스템반도체까지 아우르는 반도체 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윤석열 대통령의 의지가 담긴 통 큰 결단"이라면서 "반도체 산업은 대한민국의 운명을 좌우할 사활적 이해가 걸린 국가 의제라는 판단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 "지역 균형 발전 위해 각 부문별 사업장에도 10년간 60조 투자"

지난해 8월 이재용(왼쪽에서 두 번째) 당시 삼성전자 부회장이 경기 용인시 삼성전자 기흥캠퍼스에서 열린 반도체 R&D단지 기공식에 참석한 모습. 기흥캠퍼스의 파운드리 연구시설은 새로 지정된 용인 클러스터와의 연계 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지난해 8월 이재용(왼쪽에서 두 번째) 당시 삼성전자 부회장이 경기 용인시 삼성전자 기흥캠퍼스에서 열린 반도체 R&D단지 기공식에 참석한 모습. 기흥캠퍼스의 파운드리 연구시설은 새로 지정된 용인 클러스터와의 연계 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한편 삼성전자는 이날 용인 클러스터 투자와 별도로 지역균형 발전을 위한 투자 계획도 따로 내놨다. 지역과 상생을 강조해 온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의지가 담긴 것으로 반도체 외에도 각 부문별 사업장에 대한 투자를 지속하겠다는 뜻이 담겼다.

구체적으론 ①충남 천안·아산시의 반도체 패키징(후공정) 공장을 비롯해 ②아산시의 삼성디스플레이 공장 ③천안시의 삼성SDI 차세대 배터리 연구생산시설 ④부산 삼성전기 전자 핵심부품 공장 ⑤경북 구미시 스마트폰 공장 ⑥광주 스마트가전 공장 등을 대상으로 10년 동안 60조1,000억 원을 투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 측은 "지역 직접 투자 외에도 반도체 설비·소재 경쟁력 강화를 위해 국내 협력회사들과 공동 연구개발을 확대하고 중소 팹리스 기업에 대한 지원을 늘릴 방침"이라고 밝혔다.

인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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