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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은 인류 역사의 방향을 어떻게 바꿨나'… 역사학의 냉철한 전쟁사 통찰

입력
2023.03.16 16:41
수정
2023.03.16 16:49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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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거릿 맥밀런 신간 '전쟁은 인간에게 무엇인가'

2020년 11월 25일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의 야르무크 팔레스타인 난민 수용소 주민들이 폭격으로 파괴된 건물 앞을 지나가고 있다. '전쟁은 인간에게 무엇인가'의 저자 마거릿 맥밀런은 "전쟁은 지속적으로 역사의 방향을 바꿔 왔다"며 전쟁 연구의 필요성을 역설한다. 다마스쿠스=AFP 연합뉴스

2020년 11월 25일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의 야르무크 팔레스타인 난민 수용소 주민들이 폭격으로 파괴된 건물 앞을 지나가고 있다. '전쟁은 인간에게 무엇인가'의 저자 마거릿 맥밀런은 "전쟁은 지속적으로 역사의 방향을 바꿔 왔다"며 전쟁 연구의 필요성을 역설한다. 다마스쿠스=AFP 연합뉴스

인류를 구한 최초의 항생제 페니실린은 1928년 영국의 미생물학자 알렉산더 플레밍이 발견했지만 2차 세계대전 전까지는 상용화되지 않았다. 대량 생산이 가능해진 것은 1941년 미국이 참전하면서다. 미 정부가 페니실린 연구에 지원을 아끼지 않으면서 부상병들은 세균 감염에서 보호받을 수 있었다.

전쟁은 인류를 황폐화시키지만 역설적이게도 파괴는 창조로 이어진다. 조직화된 폭력인 전쟁과 인간 사회가 상호 영향을 주고받은 점 역시 부인할 수 없다. 캐나다 출신 역사학자 마거릿 맥밀런의 '전쟁은 인간에게 무엇인가'는 도덕과 이념적 관점이 아닌 냉철한 학자적 관점으로 전쟁을 광범위하게 다룬 책이다. 2018년 영국 BBC방송 제안으로 진행한 강의 내용을 보완·확대했다.

책은 무력 충돌이 세계를 어떻게 변화시켰는지, 역으로 사회 변화가 전쟁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전쟁사를 통해 파헤친다. 저자는 탐욕과 자기방어, 이념 등 다양한 전쟁 동기를 증명해 보이면서 전쟁이 역사적 일탈이 아닌 항상 존재해 온 위험임을 강조한다. 다만 전쟁에는 늘 역설이 존재한다. 인명 피해와 자원 낭비에도 불구하고 여성과 노동자의 지위 향상 등 많은 사회 혁신이 전쟁에서 비롯됐다. 저자는 서문에 우크라이나 출신 벨라루스 작가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를 인용해 "전쟁은 미스터리"라며 "전쟁을 이해하려는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고 적었다.

책은 인류가 전쟁을 넘어 평화로 나아가고 있다고 본 진화심리학자 스티븐 핑커 등 일부 학자들의 의견과 배치돼 2020년 10월 원저 출간 당시 논쟁을 일으켰다. 출간 16개월 후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면서 다시 언론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전쟁은 인간에게 무엇인가·마거릿 맥밀런 지음·천태화 옮김·공존 발행·512쪽·2만7,000원

전쟁은 인간에게 무엇인가·마거릿 맥밀런 지음·천태화 옮김·공존 발행·512쪽·2만7,000원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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