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극물로 얼룩진 프랑스 ‘반려견 크로스컨트리’ 대회.. 3마리 죽어
프랑스에서 열린 반려견-반려인 크로스컨트리 대회에 참가한 개 4마리가 결승을 앞두고 중독 증상을 보이며 쓰러지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이 중 3마리가 목숨을 잃은 가운데 수사당국은 의도적인 동물학대 가능성을 높게 보고 수사 중입니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 12일, 프랑스 남부의 도시 님(Nimes)에서 벌어졌습니다. 이날은 ‘프랑스 캐니크로스 30’(French Canicross 30) 대회 결승전이 예정돼 있었습니다. 대회 결승전을 준비하던 반려견 4마리가 갑자기 쓰러진 겁니다.
캐니크로스란 반려견(Canine)과 크로스컨트리(Crosscountry)를 합친 용어로, 반려인과 반려견이 크로스컨트리에 동반 참가하는 도그 스포츠입니다. 국내에서는 다소 생소한 도그 스포츠지만, 유럽에서는 매우 대중적인 스포츠입니다. 이번에 열린 프랑스 대회에서 우승한 팀은 오는 10월에 독일에서 열릴 세계 캐니크로스챔피언십(World Canicross Championship) 대회에 참가할 자격을 얻을 만큼 위상도 높은 대회입니다.
그러나 이 대회의 결승전은 예기치 못한 사고로 중단되고 말았습니다. 4마리의 개들은 경기장 주변에 뿌려진 의문의 미트볼을 먹고 중독 증상을 보였으며, 이 중 3마리는 증상을 보인 지 불과 15분 만에 목숨을 잃었습니다.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대기하고 있었던 수의사 팀이 응급조치를 취했지만, 비극을 막을 순 없었습니다. 다행히 남은 한 마리는 목숨을 건질 수 있었습니다. 이 개는 사건 당시 중태에 빠져 동물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다행히 지금은 회복 중이라고 합니다.
수사기관은 개의 목숨을 노린 누군가가 독이 담긴 미트볼을 길에 뿌린 것으로 여기고 인근 지역을 수색하고 있습니다. 수사기관 관계자는 “현재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파악하기 위한 증거를 수집하는 단계”라고 말했습니다. 지방자치단체는 다른 반려인들의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이 지역 산책로를 수사가 종료될 때까지 일시적으로 폐쇄했습니다.
프랑스에서 이 같은 행위를 저지르면 동물학대범으로 분류돼 2년 이하의 징역과 함께 3만 유로(약 4,2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이번 대회를 주최한 캐닌 스포츠 레저 연맹(Fédération des Sports et Loisirs Canins ∙FSLC) 이본 라블리즈(Yvon Lasbleiz) 회장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성명을 통해 “매우 비열한 행위로 프랑스 전역이 충격에 빠졌다”면서 “이번 사건으로 세상을 떠난 반려견들의 반려인들은 깊은 슬픔에 잠겨 있다”고 밝혔습니다.
FSLC는 공식 입장을 통해 이번 사건을 전하며 “참담한 범죄 행위로 이번 대회가 얼룩졌다”고 전했습니다. 이들은 “돌발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준비하던 수의사 팀은 동물을 구하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트라우마를 앓고 있다”며 “잔인한 인간의 행동 앞에 무력감을 느낀다”고 덧붙였습니다.
국내에서도 반려견이 자주 다니는 산책로에 독극물을 살포하는 행위가 종종 전해지곤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반려견과 함께 좋은 추억을 남기려던 반려인들의 상심도 매우 클 듯합니다. 하루빨리 범인이 체포된 뒤 합당한 처벌을 받아, 반려인들에게 위로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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