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출마설이 제기됐던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금감원에 거머리처럼 딱 달라붙어 끝까지 일하겠다"고 밝혔다. 불출마 의지를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14일 금융감독원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비공개 임원회의에서 직접 총선 얘기를 꺼내든 건 이 원장이었다. 이 원장은 본인에 대한 출마설이 제기되고 있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금감원은 검찰만큼 중요한 조직이고 감독원에 딱 달라붙어 끝까지 일하겠다"고 말했다. 원장 임기 3년을 '끝까지' 마치겠다는 뜻으로, 내년 4월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표현한 것이다.
이 원장이 이런 발언을 한 배경으로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금융권 위기상황이 고려된 것으로 풀이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부터 금융권 개혁·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여파 등 금감원장이 중심을 잡고 풀어가야 할 문제들이 산적했다"며 "그간 출마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지속적으로 출마·차출설이 제기됐기 때문에 불출마를 못 박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원장의 발언에 대해 정치권 관계자는 "본인이 강력하게 출마를 거부하는 마당에 굳이 출마 권유를 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아울러 요직인 금감원장에 이어 국회의원까지 나설 경우 대통령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선거를 앞두고 정부·여당에서 강력하게 권유할 경우 본인의지와 상관없이 차출될 가능성도 여전히 배제할 순 없다는 분석이다.
이 원장은 이른바 '윤석열 사단'으로 분류된 윤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다. 지난해 6월 검사 출신으로는 최초로 금감원장에 선임됐고, 이후 은행권 예대금리차·인사 등에 대한 논쟁적 발언으로 인지도를 높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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