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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미 투쟁 강화' 지시한 시진핑… 외신 "푸틴 이어 젤렌스키와도 대화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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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미 투쟁 강화' 지시한 시진핑… 외신 "푸틴 이어 젤렌스키와도 대화 예정"

입력
2023.03.13 19:30
수정
2023.03.13 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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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 "3연임 후 첫 방문지는 러시아... 푸틴과 회동"
WSJ "시진핑, 푸틴 이후 젤렌스키와도 화상회담 계획"

지난해 9월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서 블라디미르 푸틴(왼쪽)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대화하고 있다. 사마르칸트=타스 연합뉴스

지난해 9월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서 블라디미르 푸틴(왼쪽)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대화하고 있다. 사마르칸트=타스 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이르면 다음 주 러시아 및 우크라이나 정상과 대화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13일(현지시간) 외신들이 연이어 보도했다. 3연임 확정과 함께 사실상 종신집권의 길을 튼 시 주석의 이 같은 행보는 '국제사회의 중재자'를 자처하는 중국의 영향력과 존재감을 강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복수의 소식통 발언을 인용해 "시 주석이 이르면 내주 직접 러시아로 건너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회담을 진행할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실제로 이 계획이 현실화할 경우, 시 주석의 3연임 후 첫 해외 순방 국가는 러시아가 되는 것이라는 게 통신의 설명이다. 다만 "중국과 러시아 모두 정확한 사실관계는 확인해 주지 않았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모스크바 방문 이후 시 주석이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처음으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화상 회담에 나설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시 주석의 우크라이나 현지 방문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중국이 다른 유럽 국가의 직접 방문도 고려하고 있지만 전체 일정은 아직 조율 중인 상황이라고 WSJ는 전했다.


중-러 정상회담, 핵심의제는 '무기 지원 여부'

지난해 2월 시진핑(오른쪽) 중국 국가주석이 베이징 조어대 국빈관에서 자국을 방문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앞두고 사진 촬영을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베이징=AFP·스푸트니크 연합뉴스

지난해 2월 시진핑(오른쪽) 중국 국가주석이 베이징 조어대 국빈관에서 자국을 방문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앞두고 사진 촬영을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베이징=AFP·스푸트니크 연합뉴스

중국과 러시아의 정상회담 추진 방침은 지난 1월 공개됐다. 당시 푸틴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올봄 러시아를 방문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공개적으로 밝혔고, 중국도 이를 부인하지 않았다. 이후 WSJ 등 외신은 "시 주석의 모스크바 방문은 4월 또는 5월 초쯤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두 정상은 지난해 9월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를 통해 만난 게 마지막 대면이었다.

만약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의 '3월 말 회담'이 성사된다면, 핵심 의제는 '러시아에 대한 중국의 살상용 무기 지원 여부'가 될 공산이 크다.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가 현재 무기 부족 상태에 처해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중국은 최근까지 러시아의 무기 제공 요구에 대해 명확히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중국이 이날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정치협상회의)를 마무리하면서 '대미 투쟁 강화'를 공식화했다는 점에 비춰, 시점이 문제일 뿐 시 주석이 조만간 러시아를 찾는 건 기정사실이라는 관측이 많다. 시 주석은 폐막연설에서도 "외부세력의 간섭과 분리세력의 분열 시도를 단호히 반대하고, (대만과의) 조국 통일을 변함없이 추진해야 한다"며 사실상 미국을 겨냥했다.

"중국, 중동 이어 우크라이나에서도 존재감 과시 노려"

지난달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러시아의 침공 1주년을 맞아 수도 키이우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당시 젤렌스키 대통령은 평화를 강조한 중국 정부의 발표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키이우=AP 뉴시스

지난달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러시아의 침공 1주년을 맞아 수도 키이우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당시 젤렌스키 대통령은 평화를 강조한 중국 정부의 발표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키이우=AP 뉴시스

푸틴에 이어 젤렌스키 대통령까지 아우르려는 시 주석의 계획은 최근 중국의 글로벌 '중재' 행보와 연동돼 있다는 게 외신의 분석이다. 지난 10일 앙숙이던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의 화해를 이끌어 낸 중국이 이번에는 러시아-우크라이나를 새로운 무대로 설정했다는 얘기다.

WSJ는 "시 주석의 러시아-우크라이나 일정은 사우디아라비아-이란 협정을 이끌어 낸 추진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것"이라면서도 "우크라이나에서 돌파구를 마련하는 건 중동 협상보다 더 크고 복잡한 과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은 지난달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1년을 맞아 우크라이나 사태의 평화적 해결을 강조한 바 있다. 이후 젤렌스키 대통령은 "시 주석과 만나 우크라이나 문제를 종식시키기 위한 대화를 하고 싶다"고 화답했다.

정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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