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보다 훨씬 더 위험했다. 광주광역시가 터널을 통과한 차량이 곧바로 좌측 1차로로 빠져나가도록 해 안전성 논란에 휩싸인 제2순환도로 지산IC 진출로를 두고 하는 말이다. 진출로가 좌측뿐만 아니라 우측 차로에 개설되더라도 진출로 구간별 교통사고 발생 건수는 터널이 없는 일반 진출로보다 9.9~14.3배 증가한다는 예측 분석 결과가 나왔다. 터널과 진출로 간 이격 거리가 짧아 차량 진출 실패율도 일반 진출로에 비해 최대 8배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광주시는 13일 지산IC 진출로(양방향 총연장 0.67㎞·폭 6.5m) 교통 사고 예측 및 위험도 평가 용역 최종보고회를 열었다. 이 용역을 수행한 서울시립대 산학협력단은 3D 가상현실(VR)을 이용해 ①우측 진출로(최초 설계안) ②좌측 진출로(시설물 최소화) ③좌측 진출로 보완 1(현재 노면 유도선 설치) ④좌측 진출로 보완 2(향후 시선 유도봉 설치)의 대안 환경을 구축한 뒤 터널 없이 시야가 확보된 일반 진출로와 사고 위험, 차량 흐름 등을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운전자 가상현실 주행 실험에서 ①~④대안의 지산IC 진출 실패율이 일반 진출로보다 2.4∼8배 증가했다. 실패율은 일반 진출로에서 5%였지만, ①은 35%, ②는 40%, ③은 12%, ④는 16%로 올라갔다. 터널과 진출로 간 이격 거리가 짧은 게 원인이었다.
진출로를 터널 진입 직전과 내부, 터널 진출 후로 나눈 구간별 교통 사고 예측 건수도 4개 대안이 일반 진출로보다 9.9∼14.3배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산IC 진출로는 애초부터 만들어져선 안 되는 시설이었던 셈이다. 실제 산학협력단 측은 "현재 지산IC 진출로에 향후 교통안전시설물을 보완 설치하더라도 사고 발생 위험이 여전히 높은 것으로 예측됐다"고 말했다.
광주시는 용역 결과를 토대로 지산 IC 진출로 개통 여부를 최종 결정할 방침이다. 그러나 이미 답은 폐쇄 쪽으로 기울었다는 전망이 높다. 강기정 광주시장이 줄곧 폐쇄 입장을 밝혀온 데다, 용역 결과 사고 위험성이 예상보다 심각한 수준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강 시장은 "(차량이) 좌측으로 빠지는 것도 위험하지만 우측 (진출)도 매우 어렵다는 결론이 나왔다"며 "결국 그 지점을 선택한 것이 잘못됐다는 결론에 도달한다"고 말했다. 광주시가 77억 원을 들여 2021년 10월 개설한 진출로가 개통도 못한 채 무용지물로 전락할 처지에 놓인 것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향후 개통 여부에 대한 최종 정책 결정과 진출로 활용 방안, 대안 마련 등 후속조치를 더욱 면밀히 검토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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