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VB 특수한 영업구조·금융긴축 원인
국내 금융회사와는 근본적으로 달라
금감원 "비상자금조달계획 점검 강화"

11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에 위치한 실리콘밸리은행(SVB) 직원이 본사 정문으로 들어서고 있다.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자산기준으로 미국 내 16위 은행인 실리콘밸리은행(SVB)의 파산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에 후폭풍이 우려되는 가운데 금융당국은 해당 리스크가 국내 금융회사에 줄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금융감독원은 13일 이복현 원장 주재로 '금융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해 미국 SVB 사태가 국내 금융회사에 미칠 영향을 점검하고 이 같은 결론을 내놨다. 회의에는 각 금융회사 업권별 감독부서를 포함해 미국 뉴욕사무소도 참여했다.
우선 금감원은 이번 사태 원인으로 SVB의 특수한 영업구조와 금융긴축 기조를 지목했다. SVB는 일반소비자가 아닌 실리콘밸리 내 벤처기업을 대상으로 거액 예금을 조달했고, 이렇게 모은 총자산의 56.7%를 만기가 긴 유가증권에 투자했다. 이후 지난해부터 금리가 급격히 상승하면서 예금 조달 비용이 높아졌고, 반대로 채권 투자 손실액은 커지면서 유동성 위기에 노출됐다. 이런 상황에서 대량예금인출(뱅크런) 사태가 발생하면서 이틀 만에 파산했다.
금감원은 국내 은행 및 비은행 금융회사는 SVB와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평가했다. 금감원은 "점검 결과 국내 금융회사 모두 자산부채 구조가 SVB와 다를 뿐만 아니라, 양호한 자본·유동성 비율과 견조한 수익성 등 근본적 차이가 있다"며 "국내 금융회사는 일시적 충격에 견딜 수 있는 상당한 능력을 보유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국내 일부 금융회사들도 SVB와 마찬가지로 국공채에 투자한 경우도 있으나, SVB와 달리 만기가 짧고 금리상승기에 투자돼 추가 영향은 제한적인 것으로 평가됐다.
다만 SVB 사태로 국제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는 만큼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할 방침이다. 금감원은 "회사별로 마련된 비상자금조달계획에 대한 점검을 강화하고, 미국 등 현지 감독당국과 소통 채널을 최대한 가동하도록 조치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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