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일 수출입 통계
5개월 연속 뒷걸음질친 한국 수출이 이달 1~10일에도 마이너스 성장에 머물렀다. 반도체 수출이 반토막 나면서 무역수지는 13개월 연속 적자 행진을 이어갈 가능성이 커졌다. 올해 누적 무역수지는 1분기가 지나지 않았는데도 벌써 지난해 연간 적자의 절반까지 치솟았다.
13일 관세청이 발표한 ‘이달 1~10일 수출입 통계’ 보고서를 보면, 수출은 157억9,100만 달러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16.2% 줄었다. 전체 수출액이 작년 10월부터 지난달까지 5개월 연속 감소한 데 이어 이달 초순에도 역성장 기조를 이어간 것이다.
주요 수출품목과 최대 교역국인 중국 수출 실적 부진이 계속된 탓이다. 품목별로 보면 승용차(133.7%) 수출은 크게 늘었으나 반도체(-41.2%)와 석유제품(-21.6%) 무선통신기기(-31.9%) 등은 급감했다. 국가별로 보면 중국(-35.3%) 베트남(-16.4%) 일본(-7.3%) 순으로 줄었다. 대중(對中) 수출 감소세는 지난달까지 9개월째 지속됐다.
반면 수입(207억8,600만 달러)은 2.7% 늘면서 무역수지는 49억9,5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무역수지는 작년 3월부터 12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이다. 1년 이상 무역적자가 이어진 건 1995년 1월~1997년 5월 이후 처음이다.
연초부터 따진 무역수지는 227억7,500만 달러 적자다. 지난해 같은 기간 적자 규모(58억6,900만 달러)의 3.8배, 지난해 연간 무역수지 적자(477억8,500만 달러)의 약 48%에 달한다.
정부는 이날 수출책임관회의를 열고 수출이 빠르게 반등할 수 있도록 총력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수출은 위기 돌파의 핵심 동력”이라며 “수출기업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과제를 지속 발굴·개선해 현장의 어려움을 신속히 해결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한국의 주요 수출시장인 미국과 중국의 경제 상황에 따라 수출 경기 회복시점이 결정될 것”이라며 “수출 경기 침체 장기화를 막기 위해선 미국·중국 시장에 대한 적극적 마케팅과 대응 여력이 취약한 수출 중견·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