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중산층 70% "은퇴 후 현 생활 유지 못해"... 연금이 대안이다 [부자 될 결심]

입력
2023.03.14 04:30
14면
0 0

<8> 현재 vs 미래, 노후준비는 연금으로
현재의 삶 팍팍하다고 미래 외면 '안 돼'
나는 하위층 45.6%, 2년 전보다 5.1%P↑
이상적 중산층 자산 9억, 현실은 6.3억
IRP로 연금 보충, 연금저축계좌 활용해
지금부터라도 은퇴 후 노후 준비 나서야

편집자주

※누구나 부자가 되는 꿈을 꿉니다. 하지만 꿈만으론 부자가 되지는 않습니다.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 풍요로운 노후의 삶을 꿈꾼다면 지금부터 준비해야 합니다. 김진웅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장이 부자 되는 노하우를 3주에 1번 찾아와 알려드립니다. 여러분은 결심만 하시면 됩니다. 부자 될 결심!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겨울을 대비해 열심히 일하는 개미와 별다른 대책 없이 노래만 부르는 베짱이를 다룬 ‘개미와 베짱이’ 이야기는 유명한 이솝우화의 한 대목입니다. 개미가 ‘추운 겨울에 행복하기 위해서는 힘든 여름의 고통을 이겨내야 해’라고 말하자, ‘미래에 행복하기 위해 현실이 괴롭다면 무슨 의미가 있냐?’고 베짱이가 반문하는 대목이 있는데요. 인생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노후와 같은 미래의 행복을 위해 현재의 어려움을 참고 견디며 사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미래를 대비하기보다는 현재 삶의 만족을 중요시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현재와 미래, 개미와 베짱이, 귀하는 어떤 삶의 모습을 선택하시겠습니까? 물론 현재나 다가올 미래나 모두 우리 삶의 일부로, 중요하지 않은 것은 없습니다. 따라서 어느 한쪽이 옳다고 가려내기보다는 현재와 미래에 대한 균형을 잡아가며 사는 것이 합리적인 해결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현실의 삶이 팍팍하다는 이유로 노후라는 미래를 너무 외면하고 사는 모습들이 많이 보여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인형극 '개미와 베짱이'. 한국일보 자료사진

인형극 '개미와 베짱이'. 한국일보 자료사진


커져만 가는 상대적 빈곤감

지난해 중산층을 대상으로 ‘당신은 어떤 계층입니까?’라고 계층인식을 물어본 설문(NH투자증권 100시대연구소 2022중산층보고서)을 한 적이 있습니다. 조사 결과를 보면 절반 가까운 45.6%가 스스로를 하위층이라고 답변하고 있었습니다. 소득이나 자산 같은 객관적 수치가 직전(2020년)보다 올라갔음에도 기존 조사의 결과(40.5%)보다 더 높은 수치로 중산층의 계층인식이 하향되었음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중산층에 속해 있으면서도 스스로를 중산층으로 인식하지 못하는 것은 이상과 현실 사이에 괴리가 있기 때문입니다. 대다수 사람들이 경제적인 계층구분을 절대적 기준보다는 상대적인 기준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이지요. 자신에 대한 계층인식을 과대평가해도 문제가 됩니다. 하지만 너무 높은 눈높이로 인해 상대적 빈곤감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현재 상황을 부정적으로만 받아들이며 살아가는 모습도 그리 바람직해 보이지는 않습니다.

그래픽=신동준 기자

그래픽=신동준 기자


4인 가구를 기준으로 중산층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중산층의 재무적 조건은 월소득 686만 원, 순자산(총자산에서 부채 제외)은 9억4,000만 원으로 조사되었습니다. 실제 중산층의 월소득(624만 원) 및 순자산(6억3,000만 원)보다 높게 나타난 결과입니다. 순자산에 대한 눈높이가 특히 높은데, 이는 중산층들이 중간 정도의 삶을 넘어 안정적이고 여유로운 수준을 그리고 있는 상황이라 하겠습니다. 세부 그룹별로 보아도 실제 보유하고 있는 순자산에는 차이를 보이지만 이상적인 중산층의 순자산 기준은 9억 원 안팎으로 유사하게 나타납니다. 이는 자산에서 부동산의 비중이 높은 현실이 반영된 한국형 중산층의 특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중산층의 이상적인 부동산 자산규모는 8억4,000만 원으로 현실(3억9,000만 원)보다 2배를 훌쩍 넘습니다. 부동산으로 보유하지 않은 경우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수밖에 없어 보입니다. 한국형 중산층은 소득보다는 보유자산을 계층을 나누는 주요 요인으로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 가구의 평균적 자산구성에서 부동산 비중이 높고 금융자산 보유비중이 낮아 유동성 측면에서 취약한 편이라는 것은 지난 글에서도 언급했습니다. 이처럼 실물자산 비중이 높은 중산층 가구는 노후준비 부실로 연결되기 쉬운 구조이므로 은퇴 후 계층이 하락할 확률이 높습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점은 중산층 가구에서 셋 중 2가구꼴로 자산관리를 하고 있으며, 가구주가 젊을수록 그 비중이 높게 나타난 것입니다. 한국형 중산층의 미래가 조금은 희망적으로 보이는 부분입니다.


그래픽=신동준 기자

그래픽=신동준 기자


노후준비는 해도 연금은 부족해?

우리나라 중산층의 69.1%는 은퇴 이후 중산층 생활을 유지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습니다. 은퇴 후 중산층 유지에 더욱 자신이 없어 하는 모습입니다. 중산층의 59.8%가 노후준비를 하고 있다고 답했지만, 3층 연금을 모두 가입한 중산층은 21.8%에 불과해 노후자산이 매우 부족한 상황입니다. 중산층이 희망하는 월 노후생활비는 274만 원(부부 2인 기준)이었는데요. 안정적인 연금수령이 예상되는 공무원(월 299만 원)이 직장인(월 271만 원)보다 높은 노후생활비를 희망하는 모습을 볼 때 노후준비에 연금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점을 간접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노후소득의 주요 예상 출처로도 국민연금과 같은 공적연금을 가장 많이 선택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중산층은 국민연금에 대한 높은 의존도를 나타내고 있는데 은퇴 후에도 중산층의 삶을 이어가려면 퇴직연금이나 개인연금과 같은 사적연금의 보완이 시급한 상황입니다.

중산층의 예상 은퇴연령은 평균 61.9세, 기대수명 83.7세로 평균 노후생활기간은 약 22년(21.8년)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노후생활기간은 기대수명에서 예상 은퇴연령을 차감한 값으로 구하는데, 지난 조사(2020년)와 비교했을 때 예상 은퇴연령(58.6세)이 늘어나면서 노후생활기간이 3년 정도 줄어들었습니다. 노후준비가 부족하니 은퇴를 미루고 일을 더 할 생각으로 보입니다. 노후생활기간은 소득수준과 양의 상관관계를 나타냅니다. 예상 은퇴연령이 58.6세로 소득수준에 따른 차이가 없었으나 기대수명이 소득수준이 높을수록 많아지는 양의 상관관계를 나타내면서 노후생활기간이 함께 길어지는 모습이 나타납니다. 하지만 최빈사망연령이 곧 90세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현실 속에서 장수로 인해 늘어나는 노후생활기간을 충분히 고려하고 있는 것 같지 않습니다.


2026년이면 대한민국의 노인 비율은 전체 인구의 21%를 넘는 초고령사회에 접어든다. 지금부터라도 개인 연금을 통해 은퇴 후 노후 생활을 준비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게티이미지뱅크

2026년이면 대한민국의 노인 비율은 전체 인구의 21%를 넘는 초고령사회에 접어든다. 지금부터라도 개인 연금을 통해 은퇴 후 노후 생활을 준비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게티이미지뱅크


노후준비의 지름길 연금, 자산의 30%를 목표로

우리나라 중산층의 현실과 100세 시대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누가 뭐라 해도 꾸준한 연금자산관리가 안정적인 노후준비의 지름길입니다. 자산 1억 원당 15년간 월 72만 원(수익률 가정 연 4% 기준)의 연금을 만들 수 있습니다. 은퇴시점에 2억 원 정도의 연금자산이 있다면 월 144만 원 정도 현금흐름이 만들어지고, 여기에 국민연금(2022년 기준, 20년 이상 가입자 평균 수령액 월 97만 원)이 더해진다면 중산층의 삶을 유지하기가 어렵지 않아 보입니다. 2022중산층보고서에서 중산층의 평균 순자산은 약 5억 원(4억9,900만 원)으로 조사되었습니다. 이 중 30%에 해당하는 1억5,000만 원을 연금으로 쌓아가고 있다면 은퇴시점에 2억 원의 연금자산을 만들기에 무리가 없을 것입니다. 부동산 중심의 자산관리 구조를 연금과 같은 금융자산 비중을 높이는 방향으로 개선이 필요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은퇴 후 중산층으로 살기가 벌써부터 걱정되나요? 부족한 노후준비에 대한 고민만 되고 어떻게 할지 잘 모르시겠나요? 100세시대연구소가 다음과 같은 노후준비 전략을 추천합니다.

첫 번째, 개인형퇴직연금(IRP)에 추가 납입하여 연금자산을 보충합니다. 노후준비만큼은 다른 자산관리와 확실하게 구분하여 준비하라고 지난번 투(2)트랙 자산관리를 설명할 때에도 강조하였습니다. IRP는 연간 최대 900만 원을 대상으로 세액공제 혜택이 있고, 인출도 제한적이어서 다른 목적자금으로부터 지키기가 용이합니다. IRP만 잘 관리해도 나중에 퇴직급여와 합산하면 매우 유용한 연금자산을 만들 수 있습니다.

두 번째, 여유자금 관리는 연금저축계좌로 하는 것이 좋습니다. 노후를 위한 별도 금융자산이 있다면 연금저축계좌로 관리하고 향후 여유자금 발생 시에도 일정 부분을 다른 연금저축계좌에 적립하는 것입니다. 연금저축계좌는 입출금이 자유로워 다른 목적자금 활용에도 특별한 제약이 없습니다. 필수적인 생활비는 IRP로 관리하고 여행자금 등 은퇴 후 취미나 여가비용은 연금저축 계좌를 통해 관리하면 좋습니다.

세 번째, 노후준비기간을 연장하는 방법입니다. 노후준비가 부족하다면 가능한 은퇴를 잠시 미루고 최대한 늦게까지 일하는 것이 현실적인 방법입니다. 은퇴시기를 늦추면 준비기간이 더 길게 확보되면서 노후준비를 더 할 기회가 주어지고, 그만큼 노후생활기간이 줄어들면서 필요한 노후자산도 적어지게 됩니다. 일을 지속함으로써 시간관리가 되면서 삶의 만족도가 올라가는 부가적인 효과도 얻을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중산층들은 ‘은퇴’라는 단어를 떠올렸을 때 노후생활 걱정에 부정적인 느낌이 앞서고 있습니다. 노후준비가 충분히 잘 되어 있지 못한 현실의 방증이기도 합니다. 이미 늦었다는 생각을 하지 말고 지금부터 노후준비 노력을 통해 ‘은퇴’라는 단어가 희망차고 긍정적인 단어로 다가오기를 기대해 봅니다.


김진웅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장

김진웅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장

김진웅 NH WM마스터즈 수석전문위원(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장)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