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르겐 클린스만(59) 한국 축구대표팀 신임 감독이 12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을 찾아 K리그1 FC서울과 울산 현대의 경기를 지켜봤다. 첫 대표팀 소집 명단 발표를 하루 앞두고 그는 첫 K리그 직관을 통해 선수들의 기량 및 한국 축구 전력 등을 주의 깊게 점검했다. 특히 이날 경기에선 나상호(서울)와 주민규(울산)가 각각 골을 넣어 확실한 눈도장을 받았다.
클린스만 감독은 대표팀 패딩 점퍼를 입고 경기장에 나타났다. 그는 테크니컬 어드바이저(기술자문)로 대표팀에 합류한 차두리 FC서울 유스강화실장, 김영민 코치와 나란히 앉아 경기를 지켜봤다. 세 사람은 경기 내내 이야기를 주고받았고, 클린스만 감독은 일부나마 선수들의 면면을 파악하려는 듯했다. 황선홍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 감독도 합류해 경기를 관전했다.
주로 차 실장과의 대화가 깊어 보였다. 차 실장은 독일어에 능통할 뿐만 아니라 지난해 카타르 월드컵에서 클린스만 감독과 국제축구연맹(FIFA) 기술연구그룹(TSG) 일원으로 활동하면서 두터운 관계를 형성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 9일 취임 기자회견에서도 "차 실장을 많이 의지할 것 같다"고 말한 바 있다.
클린스만 감독은 기존 카타르 월드컵 멤버들도 탐색하는 기회를 가졌다. 황의조 나상호(이상 서울) 김영권 김태환 조현우(이상 울산)가 이날 선발 출전했다. 골을 넣은 나상호와 주민규에 대해서는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나 "두 선수는 모두 좋은 선수들이다. 차 실장의 이야기를 들으며 (선수들에 대해) 많은 것을 배우고 알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에선 울산이 서울을 2-1로 꺾으며 3연승을 이어갔다. 전반을 0-0으로 마친 두 팀의 균형을 깬 건 서울이었다. 후반 7분 박스 근처까지 돌파한 이태석이 나상호에게 공을 패스했고, 골대 앞에 있던 나상호는 그대로 선제골로 연결했다.
울산도 기세를 올렸다. 후반 9분 주민규가 수비수를 제치고 골을 성공시키며 동점골을 터뜨렸다. 그러다 서울에서 결정적인 실수가 나왔다. 골키퍼 최철원이 동료의 백패스를 손으로 잡는 실수를 저질렀고, 울산의 아타루가 재빠르게 공격을 이어간 끝에 이청용이 상대 골망을 흔들었다. 울산은 이청용의 역전골을 지키며 2-1로 경기를 끝냈다. 홍명보 울산 감독은 클린스만 감독의 관전 소식에 "(경기 전) 선수들에게 팀 플레이로 좋은 경기력을 보여줘야 대표팀에 발탁될 수 있다고 했다"고 조언한 사실도 전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이번 경기가 첫 K리그 관전이었다. 서울의 골키퍼가 실수를 한 것은 안타까웠지만, 전반적으로 좋은 경기였고 즐겼다"고 평했다. 그러면서 첫 대표팀 소집 명단에 대해선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그는 "카타르 월드컵에 출전했던 선수들을 중심으로 발탁할 것이다. 선수들은 월드컵 16강 진출 성과에 대해 팬들 앞에서 칭찬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손흥민(토트넘)과의 만남도 기다렸다. 손흥민은 이날 새벽(한국시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과 노팅엄 포레스트 경기에서 골을 터트리며 EPL 통산 99골의 기록을 세웠다. 클린스만 감독은 "물론 경기를 봤고, 손흥민이 골을 터트려 '슈퍼 해피'하다. 손흥민과의 빠른 만남을 학수고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13일 대표팀 명단 발표를 시작으로 첫 시험무대를 앞두고 있다. 오는 24일 울산 월드컵경기장에서 콜롬비아와 A매치 데뷔전을 치르고, 28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선 우루과이와 두 번째 친선경기를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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