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만 카카오·하이브 돌발 합의로 입지 좁아져
하이브, SM 주주총회 사내 이사 후보 모두 사퇴
이성수 대표는 'SM 3.0' 속도 낼 듯
이수만(왼쪽) 전 SM 총괄프로듀서와 이성수 SM 대표. 연합뉴스·SM엔터테인먼트 제공
SM엔터테인먼트 인수를 둘러싸고 그간 치열한 경쟁을 벌였던 카카오와 하이브의 깜짝 합의 발표로 처지가 180도 뒤바뀐 건 이수만 SM 전 총괄 프로듀서와 그의 조카인 이성수 SM 대표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법원이 카카오 상대 유상증자·전환사채 발행을 막아달라는 이수만 전 총괄의 손을 들어주면서 카카오와 손잡은 이 대표가 낭떠러지까지 몰렸는데, 하이브의 SM 인수 중단 선언으로 불과 9일 만에 두 사람의 판세가 뒤집힌 형국이다.
카카오와 하이브의 SM 인수전에 정통한 가요계 관계자는 12일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이 전 총괄이 'SM과는 경쟁 관계였지만 방탄소년단(BTS)은 우리 국민 모두의 자랑'이라는 내용으로 편지까지 써 하이브의 SM 인수에 공개 지지를 하고 나선 상황이라 이번 양사의 깜짝 합의에 적잖이 당황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지난 3일 법원은 이 전 총괄의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고 이에 따라 카카오의 SM 인수엔 급제동이 걸렸다. 승기를 잡은 상황에서 하이브가 SM 인수를 포기하면서, 이 전 총괄이 우호 세력이라고 여겼던 하이브를 통해 SM에 영향력을 행사할 길이 더욱 좁아졌기 때문이다. 카카오와 하이브의 합의로 이달 말로 예정된 SM 정기주주총회에서 하이브 측 사내이사 후보는 모두 사퇴한다.
이렇게 SM 경영권의 향배가 카카오로 기울면서 이 대표는 이 전 총괄 없는 프로듀싱 체제를 골자로 한 'SM 3.0' 프로젝트 가동에 본격적으로 팔을 걷어붙일 것으로 관측된다.
SM은 이날 입장문을 내 "이번 합의를 계기로 SM은 주주, 구성원, 팬과 아티스트에게 약속한 'SM 3.0' 전략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팬, 주주 중심의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회사로의 도약이라는 미래 비전을 반드시 이뤄내겠다"고 밝혔다. SM은 앞서 '1인 프로듀싱'이 아닌 '멀티 프로듀싱' 체제로 2025년까지 연간 음반 출시 횟수를 기존 31회에서 40회 이상 늘리고, 공연 횟수도 80회에서 400회 이상 확대하는 것을 골자로 한 'SM 3.0' 전략을 공개했다. 카카오와의 동거가 유력해지면서 SM은 북미 시장도 카카오와 진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SM과 카카오는 함께 북미 제작센터를 설립해 내년 하반기 미주를 거점으로 하는 K팝 신인 그룹 론칭을 추진 중이었다.
SM은 이 전 총괄과 현 경영진 간 이전투구식 폭로전으로 소속 K팝 아이돌의 새 앨범 발매가 연기된 사정까지 공개되며 팬덤의 신뢰를 잃었다. 돌아선 팬덤을 달래기 위해 SM은 계열사 드림메이커엔터테인먼트와 협의해 소속 가수 공연 티켓 예매 수수료를 5,000원에서 3,000원으로 최근 낮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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