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2027년 수소발전 입찰 물량 확정…2028년 14.7TWh
청정수소는 2024년 입찰해 2027년부터 발전
정부가 올해 수소발전 입찰 시장 개설 물량을 확정하고 수소발전 사업에 본격 착수한다. 수소발전 입찰 시장을 별도로 여는 건 우리나라가 처음인데 예상보다 적은 규모에 민간 기업들 사이에서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수소발전 입찰 시장 고시 제정안'을 다음 달 3일까지 행정예고한다고 12일 밝혔다. 2025년부터 수소발전을 기존 신재생에너지 발전시장에서 분리해 구매하고, 2028년 수소발전량을 14.7TWh(테라와트시)까지 늘린다는 내용이다. 정부가 수소발전 입찰 물량을 외부에 알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부는 먼저 수소발전 입찰 시장을 사용 연료에 따라 '일반수소'와 '청정수소' 발전시장으로 나누기로 했다. 일반수소는 화석연료를 사용해 뽑아내는 수소, 청정수소는 탄소포집기술(CCS), 재생에너지 등을 통해 만든 수소를 말한다.
산업부가 이번에 확정한 3개년 수소발전 입찰시장 개설물량은 △2023년 일반수소 1.3TWh(설비용량 기준 200㎿·메가와트) △2024년 일반수소 1.3TWh·청정수소 3.5TWh △2025년 일반수소 1.3TWh·청정수소 3TWh다.
수소발전 입찰 시장에서 낙찰된 수소 발전량은 10~20년 중장기 계약을 맺는다. 다만 설비투자 기간 등을 감안해 일반수소는 입찰 2년 후, 청정수소는 입찰 3년 뒤 상업운전을 시작한다. 2027년부터 청정수소 발전을 본격적으로 시작해 국내 수소 발전량은 2028년 기준 총 14.7TWh(일반 5.2TWh‧청정 9.5TWh)에 달할 전망이다. 지난해 전력거래량(550TWh)의 2.7% 수준이다.
산업부는 RE100(재생에너지 100%), CF100(무탄소 100%) 달성을 위한 기업 구매 수요를 고려해 의무구매자 외에도 수소 발전량을 직접 사도록 고시에 관련 근거를 마련했다. RE100을 달성하려는 기업이 실적을 채우기 위해 '그린수소' 발전량을 수소발전 입찰시장에서 구매할 수 있다.
수소 업계 "정부 계획에 투자 늘렸는데...입찰 물량 턱없이 부족"
정부 발표에 수소 업계는 다소 우려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입찰 물량이 확정돼 청정수소 생태계가 본격적으로 조성될 거란 기대가 있는 반면, 예상보다 물량이 턱없이 적다는 아쉬움도 나온다.
수소 업계 한 관계자는 "입찰 규모 등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돼 수소산업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연간 수조 원에 이르는 물량이 거래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028년 의무구매량(14.7TWh)을 현재 수소 발전단가 수준(㎾h당 250원)으로 계산하면 3조6,700억 원이다.
그러나 2년 전 정부의 '제1차 수소경제 이행기본계획(수소 기본계획)'에 따라 투자를 감행했던 기업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수소 업계 관계자는 "정부 계획을 믿고 연료전지(일반수소) 공장을 증설했는데, 이번에 발표된 200㎿ 물량 모두를 우리 회사 연료전지로 보급하더라도 공장의 절반 정도를 가동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발전사업의 인허가 첫 단계 '발전사업허가'를 받은 국내 연료전지 발전설비 용량은 7GW(기가와트)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2021년 11월 정부는 수소 기본계획에서 2030년 수소발전 목표 물량을 발전기술별 구분 없이 48TWh로 발표했지만, 올해 1월 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확정하며 29TWh(연료전지 16TWh‧수소암모니아 13TWh)로 줄였다. 산업부 관계자는 "2021년 2030온실가스감축목표(NDC) 상향안에 따라 수소 발전량 목표를 무리하게 설정했다가 기술 실현 가능성, 인프라 구축 등을 감안해 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업계가 지적하는 연료전지 발전량은 9차 전력수급기본계획과 같다고 덧붙였다. 산업부 관계자는 "수소발전 인프라가 늘어나는 2036년 수소·암모니아 발전량은 47.4TWh로 증가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산업부는 관련업계 의견을 반영해 다음 달 고시를 확정하고 상반기 중 수소발전 입찰을 진행할 계획이다. 천영길 산업부 에너지정책실장은 "수소 발전에 대해 업계에서 문의가 많아 입찰 경쟁이 치열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현재 국내에 민간 발전사는 삼천리, SK E&S, GS파워, 포스코에너지, 한화에너지 등 20여 개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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