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전 비서실장 사망에 하루 네 차례 언급
"잠 못 자고 정신적으로 고통" 재판 일찍 종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경기지사 시절 초대 비서실장을 지낸 전모씨의 사망 소식이 알려지자,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법정 안팎에서 이 대표에 대한 비난을 쏟아냈다.
유 전 본부장은 1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이준철) 심리로 열린 대장동 비리 배임 혐의 재판 출석길에서 전날 숨진 전씨에 대한 안타까움을 표했다. 유 전 본부장은 취재진들에게 "본인(이재명)이 책임질 건 책임져야 하는데 항상 뒤로 물러나 있으니까 그렇다"며 "도시공사(성남도시개발공사)의 경우 저만 기소돼 있지 않나. 그분도 책임질 게 있으면 책임져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며 전씨의 죽음과 관련해 "검찰의 과도한 압박 수사 때문에 생긴 일이지, 이재명 때문이냐"는 입장을 밝혔다. 유 전 본부장은 오전 재판이 끝난 뒤 기자들과 재차 만나 "제발 남 핑계 좀 대지 말고 본인 책임부터 얘기하라"며 이 대표를 비난했다.
법정에서도 전씨의 사망 얘기가 언급됐다. 유 전 본부장 변호인은 오후 재판에 앞서 재판부에 "(유 전 본부장이) 주 4, 5회 공판에 출석하고 있고, 전씨와 관련된 충격적 소식을 듣고 한숨도 자지 못했다"며 "정신적·육체적 통증을 호소하고 있어 먼저 퇴정시켜주길 부탁드린다"고 요청했다. 재판부는 유 전 본부장 측 요청을 받아들여 평소보다 이른 오후 4시쯤 공판을 끝냈다.
재판을 마치고 법정을 빠져 나온 유 전 본부장은 다시 전씨 얘기를 꺼냈다. 그는 고인이 검찰 수사와 관련해 압박을 호소한 적 없었느냐는 질문엔 "그런 건 전혀 없었다"며 "공무원들은 시킨 걸 안 하면 찍히고 웬만하면 해주자 생각하다가 점점 깊이 빠져드는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또 "마주치기 싫은 분들이 있을 것 같아 조문은 고민을 해보겠다"며 "(전씨는) 평소에 조용하신 분이라 마주치면 인사하고 그랬던 게 전부"라고 밝혔다.
유 전 본부장은 이어 "문제가 생기면 공무원들은 크게 다치니까 고백할 수 있는 타이밍을 놓치고, 심경 변화를 일으켜서 고백하면 진술 번복이라고 한다"며 자신의 상황을 빗대 언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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