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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규, 법정서 "정신적 고통" 호소... 이재명에 "남 핑계 대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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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규, 법정서 "정신적 고통" 호소... 이재명에 "남 핑계 대지 말라"

입력
2023.03.10 17:45
수정
2023.03.10 19:35
2면
0 0

이재명 전 비서실장 사망에 하루 네 차례 언급
"잠 못 자고 정신적으로 고통" 재판 일찍 종료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10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사업 로비·특혜 의혹 관련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10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사업 로비·특혜 의혹 관련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경기지사 시절 초대 비서실장을 지낸 전모씨의 사망 소식이 알려지자,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법정 안팎에서 이 대표에 대한 비난을 쏟아냈다.

유 전 본부장은 1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이준철) 심리로 열린 대장동 비리 배임 혐의 재판 출석길에서 전날 숨진 전씨에 대한 안타까움을 표했다. 유 전 본부장은 취재진들에게 "본인(이재명)이 책임질 건 책임져야 하는데 항상 뒤로 물러나 있으니까 그렇다"며 "도시공사(성남도시개발공사)의 경우 저만 기소돼 있지 않나. 그분도 책임질 게 있으면 책임져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며 전씨의 죽음과 관련해 "검찰의 과도한 압박 수사 때문에 생긴 일이지, 이재명 때문이냐"는 입장을 밝혔다. 유 전 본부장은 오전 재판이 끝난 뒤 기자들과 재차 만나 "제발 남 핑계 좀 대지 말고 본인 책임부터 얘기하라"며 이 대표를 비난했다.

법정에서도 전씨의 사망 얘기가 언급됐다. 유 전 본부장 변호인은 오후 재판에 앞서 재판부에 "(유 전 본부장이) 주 4, 5회 공판에 출석하고 있고, 전씨와 관련된 충격적 소식을 듣고 한숨도 자지 못했다"며 "정신적·육체적 통증을 호소하고 있어 먼저 퇴정시켜주길 부탁드린다"고 요청했다. 재판부는 유 전 본부장 측 요청을 받아들여 평소보다 이른 오후 4시쯤 공판을 끝냈다.

재판을 마치고 법정을 빠져 나온 유 전 본부장은 다시 전씨 얘기를 꺼냈다. 그는 고인이 검찰 수사와 관련해 압박을 호소한 적 없었느냐는 질문엔 "그런 건 전혀 없었다"며 "공무원들은 시킨 걸 안 하면 찍히고 웬만하면 해주자 생각하다가 점점 깊이 빠져드는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또 "마주치기 싫은 분들이 있을 것 같아 조문은 고민을 해보겠다"며 "(전씨는) 평소에 조용하신 분이라 마주치면 인사하고 그랬던 게 전부"라고 밝혔다.

유 전 본부장은 이어 "문제가 생기면 공무원들은 크게 다치니까 고백할 수 있는 타이밍을 놓치고, 심경 변화를 일으켜서 고백하면 진술 번복이라고 한다"며 자신의 상황을 빗대 언급하기도 했다.


이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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