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인대에서 사상 최초 국가주석 3연임 확정
국가주석 3연임, '국부' 마오쩌둥도 가지 않은 길
상무위원장은 자오러지·국가부주석은 한정 선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중국 사상 첫 3연임 국가주석에 등극했다. 2,952명의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대표가 표결에서 한 명도 이탈하지 않은 채 만장일치로 시 주석의 연임을 추인했다.
이로써 시 주석은 공산당 총서기와 당 중앙군사위원회 주석, 국가주석까지 꿰차며 당, 정부, 군을 전부 장악한 막강한 최고 지도자로서 최소 2028년까지 중국을 이끌게 됐다.
10년 전 나왔던 '반대표', 이번엔 없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전인대는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14기 1차 회의 제3차 전체회의를 열고 국가주석과 부주석, 국가중앙군사위원회 주석, 의회격인 전인대의 상무위원장 등을 선출했다. 시 주석은 2,952명의 전인대 대표 전원의 찬성표를 얻어 국가주석·국가중앙군사위원회 주석에 올랐다.
국가주석은 법률 공포와 총리를 포함한 국무원 인사 임면, 긴급사태 선포, 대사 파견, 조약 비준 등을 전인대 결정에 입각해 실행하며 대외적으로는 국가원수에 해당한다.
시 주석은 2013년 전인대에서는 유효표 2,956명 가운데 찬성 2,952명, 반대 1명, 기권 3명으로 국가주석에 뽑혔고, 2018년에는 2,970명의 만장일치로 연임에 성공했다. 10년 전엔 존재했던 소수의 반대 여론이 시 주석 집권 10년을 거치며 자취를 감춘 것이다.
중국의 국가주석 3연임은 전례가 없다. 마오쩌둥, 류사오치, 장쩌민, 후진타오 등 7명이 국가주석직을 맡는 동안 단 한 번의 연임(5년씩 총 10년)만 허락됐다. 중국의 국부 격인 마오쩌둥 역시 국가주석은 한 차례만 연임했다.
시 주석은 2018년 전인대에서 헌법을 개정해 3연임 제한 규정을 폐기했다. 지난해 10월 열린 제20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에서 당 총서기 3연임을 확정짓는 동시에 당 최고 지도부를 전부 측근들로 갈아 치웠다. 시 주석이 3연임으로 만족하지 않을 가능성이 벌써부터 거론된다. 4연임, 나아가 종신집권의 발판까지 이미 다졌다는 것이 중국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시 주석은 1953년생으로, 올해 70세다.
시 주석은 취임 선서에서 "청렴하고 정직하게, 국민의 감독을 받아 조화롭고 아름다운 현대 사회주의 국가 건설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진핑의 칼잡이', 서열 3위로...퇴출됐던 한정, 복귀
중국 헌법상 최고 권력기구인 전인대 상무위원회 위원장에는 자오러지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이, 국가부주석에는 한정 국무원 부총리가 10일 전체회의에서 각각 만장일치로 당선됐다. 국가주석, 국무원 총리에 이어 권력 서열 3위가 된 자오러지는 '시진핑의 칼잡이'로 통한다. 그가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로서 반(反)부패 사정을 진두지휘한 것이 시 주석의 정적 제거 작업이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자오러지 조부 자오서우산은 국공내전(1927~1950년) 당시 시 주석의 부친 시중쉰과 함께 싸운 전우로 알려져 있다.
왕치산 국가부주석 후임으로 선출된 한정은 장쩌민계인 '상하이방' 출신이다. 지난해 20차 당대회에선 당 최고 지도부인 정치국 상무위원회 위원에서 탈락했으나 정계에 화려하게 복귀하게 됐다. 2017년 정치국 상무위원에서 은퇴했다가 이듬해 전인대에서 국가부주석에 선출된 왕치산의 전례를 그대로 밟은 것이다. 상하이방 계열이지만 계파 색채는 옅은 편이다.
한정은 지난 5일 전인대 개막식 당시 리창(서열 2위)·왕후닝(4위) 상무위원 다음 자리에 앉은 모습이 포착됐다. 이에 따라 서열 7위 안에 들지 못했던 왕치산보다 더 높은 대우를 받게 될 것이란 관측도 있다. 단, 국가 부주석직의 업무가 해외 정상 취임식 참석 등 주로 의전에 국한되는 만큼 상하이방 세력을 중용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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