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취' 신고에 출동한 경찰이 발견
이모 숨진 뒤 장애 조카 사망 추정
경찰 "극단 선택, 타살 가능성 없어"
서울 동대문구의 한 아파트에서 함께 살던 40대 중증장애인 조카와 70대 이모가 사망 열흘 만에 발견됐다.
서울 동대문경찰서는 7일 오후 3시쯤 동대문구 장안동의 한 아파트에서 중증장애인 윤모(41)씨와 박모(76)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고 10일 밝혔다. 당시 경찰은 “악취가 난다”는 경비원 신고를 받고 출입문을 열고 들어가 두 사람의 시신을 확인했다. 경찰은 현장 감식과 이웃 주민 증언 등을 종합해 이들이 열흘 전쯤 숨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이모 박씨가 먼저 숨진 뒤 홀로 지내던 윤씨가 이어서 사망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하반신 마비로 거동이 불편한 뇌병변 장애인 윤씨는 2021년 모친이 사망하자 이모와 함께 살기 시작했다. 박씨는 정부가 주는 기초생활보장 생계급여와 기초연금 등 매달 80만 원의 돈으로 조카를 돌본 것으로 알려졌다. 윤씨는 장애인 연금을 받지 않았고, 신체 활동을 보조하는 장애인활동지원사 배정 또한 거부했다고 한다. 구청 관계자는 “주민센터가 청소 지원 등 각종 복지서비스를 안내해도 박씨는 줄곧 거부 의사를 밝혔다”며 “지난해 10월에도 주민센터 직원들이 찾아가겠다고 했지만, 두 사람 모두 방문을 거절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9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해 부검을 실시하는 등 사망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일단 외부 침입 흔적 등 타살 혐의는 없고, 유서 등도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약ㆍ독물 검사 등을 통해 정확한 사인을 확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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