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대표팀 새 사령탑에 오른 위르겐 클린스만(59) 감독은 국내 언론과 첫 대면에서 시종일관 웃음을 잃지 않았다. 긴장과 부담보다는 기대와 설렘의 표정이 가득했다. 그는 '공격 축구'를 내세워 내년 1월 카타르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우승은 물론 2026 북중미 월드컵 4강 진출의 포부를 밝혔다. 또한 지도자로서의 여러 우려와 비판에 대해선 "결과로 말하겠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클린스만 감독은 9일 경기 파주 트레이닝센터(NFC)에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서 "공격적인 축구를 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파울루 벤투 전임 감독의 '능동적 빌드업 축구' 스타일도 계승하겠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내가 공격수 출신이기 때문이 공격적인 축구를 선호한다"고 했다. 그는 "1-0보다 4-3이 낫다. 대표팀 선수들이 어떤 능력을 갖추고 있는지 파악해 접근하겠다"고 자신의 축구 철학을 밝혔다.
벤투 전 감독에 대해선 "대단한 일을 이뤄냈다"며 지난해 카타르 월드컵 16강 진출의 업적을 높이 샀다. 더불어 "(벤투 감독의 축구 철학이) 팀에 긍정적인 부분들이 있었다. 선수들과 이야기를 나눠 보고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들어볼 생각이다. 지속성을 갖고 이전 스타일을 이어나가는 건 중요하다"며 열린 자세도 보였다.
현재 한국 축구에 대한 장·단점도 짚어냈다. 클린스만 감독은 "한국 대표팀의 역사는 놀랍다. 성공과 실패할 때도 있었지만 상당한 경쟁력을 봤다. 항상 배고픈 모습을 보여줬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반면 카타르 월드컵에선 믿음, 자신감을 통해 한 발짝 더 다가가는 모습이 필요하다고 봤다. 독일은 이번 월드컵에서 그러지 못했지만 아르헨티나, 브라질 등처럼 끝까지 가려면 믿음, 자신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내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다. 조별 예선 그 이상으로 갈 수 있다는 자신감을 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또한 클린스만 감독은 경험과 리더십, 전술 등 비판과 우려에 대해 "결과로 평가받겠다"고 일축했다. 그는 "감독은 결과로 평가받는 자리다. 안 좋은 결과를 이어가면 자리를 유지하기 힘들다"며 "올바른 방법으로 부정적인 여론을 이겨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아울러 내년 아시안컵 우승을 넘어 2026 북중미 월드컵 4강 진출에 대한 포부도 밝혔다. 그는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한국은 4강 진출을 이뤄냈다. 선수들에게 큰 목표지만 할 수 있다고 말해주고 싶다. 월드컵 4강을 중·장기적인 목표로 잡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토트넘 출신 선배로서 손흥민도 언급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토트넘의 모든 경기를 지켜보고 있으며 손흥민의 팬이기도 하다"면서 "월드컵 때도 건강 이슈로 어려움이 있었는데 누구나 거치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2주 후에 선수들이 소집될 텐데 웃는 얼굴로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손흥민과의 만남에 기대감을 보였다.
클린스만 감독은 코치진 명단도 발표했다. 미국 대표팀 감독 시절 함께 호흡을 맞췄던 오스트리아 출신 안드레아스 헤어초크 수석코치, 이탈리아 출신 파올로 스트링가라 코치가 합류한다. 또 차두리 FC서울 유스강화실장은 내년 카타르 아시안컵까지 대표팀 테크니컬 어드바이저(기술자문)를 겸임할 예정이다. 클린스만 감독은 12일 FC서울과 울산의 경기를 차 실장과 함께 관전할 계획이다.
클린스만 감독은 오는 24일 콜롬비아, 28일 우루과이와 A매치를 통해 데뷔전을 치른다. 13일 대표팀 명단 발표에 대해 "3월 소집 명단은 카타르 월드컵 명단에 있었던 선수들 위주로 짤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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