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 데이터센터 수도권 집중 완화방안 점검
신규 데이터센터 사업자 주변 전기품질 떨어지면 전기 차단
"이대로면 신규 센터 40% 전기 못 써...분산 정책 강화"
이르면 이달 말부터 대규모 전기를 사용하는 인터넷데이터센터(IDC) 사업자가 전력계통(발전소‧변전소‧송전선 등을 포함한 전기적 연계) 신뢰도를 유지하기 어려운 경우, 한국전력공사가 전기 공급을 차단할 수 있다. IDC가 수도권에 몰리면서 각종 부작용이 우려된 데 따른 조치다. 한전은 IDC를 흩어지게 하기 위해 비수도권에 짓는 새 시설의 전력시설 공사비를 이달부터 반값으로 깎아주기로 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9일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국정현안관계장관회의에서 이런 내용의 데이터센터 수도권 집중 완화 방안을 점검하고 관계 부처에 협조를 요청했다. 관련 방안은 지난 1월 18일 발표됐는데 이 중 상당수가 이달 중 실시된다. 시행령 등 정부 차원에서 할 수 있는 방안은 곧바로 시행하는 셈이다.
먼저 새 IDC를 지을 때 주변 시설들의 전기 품질을 유지하기 어렵다면 한전이 전기 공급을 유예 또는 거부할 수 있도록 한 전기사업법 시행령 개정안이 이달 중 시행된다. 산업부 관계자는 "국무회의 의결만 남아 이르면 다음 주 중 적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달부터 비수도권에 들어서는 IDC에 대해 배전망 연결 시 케이블, 개폐기 등 시설부담금의 절반을 깎아주도록 한전의 전기공급 약관을 개정한다. 송전망 연결 시 예비전력 요금 면제 등의 인센티브도 제공한다.
환경영향평가처럼 신규 IDC의 영향을 미리 살펴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계획을 제출하게 하는 전력계통영향평가제도를 도입한다. 산업부 관계자는 "해당 내용을 담은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이 20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법안소위에서 논의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특별법이 상반기 국회 문턱을 넘으면 내년에 평가 제도를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24시간 서버와 데이터 저장 장치를 가동하는 IDC는 내부 온도와 습도를 일정하게 유지해야 하는 등 전력소비가 커 '전기 먹는 하마'로 불린다. 센터 1개당 평균 전력사용량이 4인 가구 6,000세대 사용량과 맞먹는다. 지난해 12월 기준 국내 147개 IDC의 전력 수요는 1,762㎿, 2029년까지 새로 생길 총 732개 IDC의 전력 수요는 4만9,397㎿로 예상된다. 현재 IDC 입지의 60%와 전력 수요의 70%가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이 두 비율은 2029년까지 80%대로 확대될 전망이다. 2029년까지 짓겠다고 신청한 수도권 지역 신규 센터 601곳 중 40곳(6.7%)만 전력을 적기에 공급이 가능하다. IDC 지역 분산이 불가피한 상황인 셈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정보기술(IT)업계에서는 정부가 데이터센터 분산 정책을 내다 말겠지 하는 생각으로 자꾸 수도권에 센터를 지으려고 하는데 앞으로 더 강화될 것"이라며 "그런 의미에서 총리 주재 회의에서 이 문제를 다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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