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DNI, '연례위협평가' 보고서 공개
"김정은, 핵보유국 인정받으려 노력"
"중국, 우주 역량 강화...러시아 밀착"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이 핵보유국 지위를 노리고 핵과 미사일 역량을 고도화하고 있다는 미국 정보당국의 공식 평가가 나왔다. 미국은 또 중국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격납고 건설, 중국과 러시아의 협력 유지도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북, 미 공격 가능한 '사이버 역량' 갖춰
미 국가정보국(DNI)은 8일(현지시간) 공개한 ‘미 정보당국의 연례위협평가’ 보고서에서 “김정은은 거의 확실하게 핵무기와 ICBM이 자신의 독재 통치에 있어 궁극적인 보증 수단이라고 보고 있다”며 “시간이 지나면 (북한은) 핵보유국으로서 국제적인 인정을 받을 것이라 믿고 있고, 그러한 프로그램을 포기할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애브릴 헤인스 DNI 국장도 이날 상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에서 “북한이 역내 안보 환경을 유리하게 재편하고 사실상 핵보유국으로서 지위를 강화하기 위해 미국과 동맹을 상대로 주기적으로 공격적이며 안보를 불안정하게 할 수 있는 행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또 “북한은 아마도 군 현대화 목표 중 하나로 공표한 ‘전술핵 작전’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핵실험을 준비하고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위원장이 순항미사일, ICBM, 극초음속활공체(HGV) 등의 시험 발사를 계속 지시할 것이라고도 내다봤다. 북한은 2006년 이후 6차례 핵실험을 실시했고, 지난해부터 7차 핵실험을 위한 기술적 준비 역시 마친 상태라는 게 한미 정보당국 판단이다.
DNI는 북한의 사이버 역량 증대에도 경계심을 표시했다. 보고서는 “북한의 사이버 전략은 발전했고 미국 내 광범위한 표적군을 포함해 다양한 표적을 상대로, 다양한 전략적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능력을 완전히 갖췄다”고 평가했다. 또 미국 내 핵심 기반시설망과 기업 네트워크 공격 능력도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는 북한이 지난해 싱가포르 블록체인기업에서 6억2,500만 달러(약 8,200억 원)를 훔친 사건도 언급됐다.
중, 핵태세 조정...러, 재래식 전력 재건 수년 걸려
DNI는 중국과 러시아의 위협도 평가했다. 먼저 중국을 두고 ‘미국과 동급에 가까운 경쟁자(near-peer competitor)’로 규정했다. 보고서는 중국이 수백 개의 ICBM 격납고를 새로 건설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이 미국과의 전략적 경쟁을 위해 핵 태세를 재조정하고 있다”는 내용도 담겼다.
또 “중국은 2045년까지 미국을 따라잡거나 능가한다는 목표로 세계적 수준의 우주 리더가 되겠다는 목표를 향해 꾸준히 전진하고 있다”며 “심지어 2030년까지 중국은 몇 가지 우주기술 분야를 빼고는 세계적인 수준의 지위를 달성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러시아와 관련, 보고서는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의 군사 실패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국내 지위를 훼손할 것으로 예상했다. 푸틴 대통령이 대중 지지를 회복하기 위해서 추가 군사 행동에 나서면 긴장이 고조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러시아 재래식 군사 전력은 우크라이나에서 큰 피해를 봤기 때문에 재건에는 수년이 걸릴 것이고 러시아는 핵, 사이버, 우주 역량에 더 의존할 것이라는 전망도 이어졌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