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상원 이어 하원 청문회 출석
"물가 높아…필요 시 속도 상향"
미 뉴욕 증시, 결국 혼조세 마감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8일(현지시간) 기준금리 인상 폭에 대해 “어떤 결정도 내리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전날 “금리인상의 속도를 높일 준비가 돼 있다”는 작심 발언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공황에 빠진 지 하루 만이다. 다만 필요하다면 인상 속도를 높일 수 있다는 입장도 유지한 만큼, ‘빅 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 가능성은 여전하다.
파월 의장은 미국 이날 하원 금융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우리는 아직 3월 회의와 관련해 어떤 결정도 내리지 않았다”며 “추가적인 자료를 검토할 때까지 결론은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간 0.25%포인트 수준의 베이비 스텝을 이어가던 연준이지만, 전날 파월 의장이 상원 청문회에서 강한 매파(통화긴축 선호) 발언을 내놓으며 시장은 얼어붙었다. 이달 21일부터 이틀간 열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대와 다른 빅 스텝 가능성이 나오자, 달러 가치가 급등하고 미 국채 금리도 요동치는 등 후폭풍이 작지 않았다.
파월 의장은 이날도 “만약 전체적인 데이터의 방향이 '더 빠른 긴축이 필요하다'는 것을 나타내면 금리인상 속도를 높일 준비가 됐다”고 거듭 강조했다. 물가가 낮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매우 높고, 고용 지표 역시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등 긴축 속도를 높일 이유가 충분하다고도 설명했다.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과 고용률이 밀접한 관계가 있던 시기도 있었지만, 그것은 팬데믹 이전”이라고도 했다. 금리인상이 실업을 부른다는 우려에 선을 그은 것이다.
연준의 최종금리 수준도 높아질 전망이다. 파월 의장은 이에 대해 “이미 언급했다시피 현재까지 자료는 궁극적인 금리 수준이 기존 전망치보다 높을 것이라는 걸 시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종적인 금리는 지난해 12월 점도표 전망치(중간값 5.0~5.25%)보다 더 높을 수 있다”고 했던 전날 발언의 기조를 이어간 셈이다. 이 같은 그의 언급에 골드만삭스는 최종 금리 전망을 5.5∼5.7%로 조정했고, 블랙록과 슈로더는 6%대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계속되는 연준의 '추가 긴축 가능성' 시사에 이날 뉴욕증시는 혼조세를 보였다. 새해 들어 상승 곡선을 그리던 다우존스지수는 전장보다 0.18% 떨어졌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과 나스닥은 각각 0.14%와 0.40% 상승했다. 기준금리에 민감한 2년물 미 국채 수익률은 전날에 이어 5%대를 기록했다. 2007년 이후 5%대를 뚫은 건 전날이 처음이었다. 뉴욕 유가도 이틀 연속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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