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 소득 격차 등 '최하위'
일본은 또 꼴찌에서 두 번째
인권단체 "정부, 여성 관심 부족"
일러스트=신동준 기자
직장 내 '여성 차별' 수준을 지표화한 '유리천장 지수(Glass-ceiling index)'에서 우리나라가 11년째 꼴찌를 차지했다.
6일(현지시간)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세계 여성의 날'인 8일을 앞두고 발표한 이 지수에서 한국은 조사대상 29개국 가운데 29위에 머물렀다. 2013년 평가 시작 후 11년 연속 '최하위'다.
이코노미스트는 매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를 대상으로 일하는 여성의 환경을 평가해 이 지수를 발표한다. 남녀 간 고등교육 격차,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율, 소득 격차, 고위직 여성 비율, 육아 비용, 남녀 육아휴직 현황 등 세부 지표를 종합하는데, 한국은 주요 지표 대부분에서 압도적 꼴찌다.
남녀 소득 격차는 31.1%로, 지난해에 이어 최하위다. 여성의 노동참여율도 남성에 비해 18.1%포인트 낮아 29개국 중 28위다. 관리직 여성 비율과 기업 내 여성 이사 비율 역시 지난해에 비해 1계단씩 올랐지만, 28위에 그쳤다. 여성 의원 비율(18.6%)은 26위, 고등교육을 받는 비율은 27위였다.
상위권은 북유럽 국가들이 휩쓸었다. 아이슬란드가 지난해 2위에서 1위로 뛰어 올랐고, 스웨덴과 핀란드, 노르웨이가 뒤를 이었다. 포르투갈과 프랑스, 벨기에, 뉴질랜드, 덴마크, 슬로바키아가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미국(19위), 네덜란드(20위), 체코(21위), 독일(22위), 헝가리(23위), 그리스(24위) 등 11개국은 OECD 평균을 하회했다. 이 중 스위스(26위), 터키(27위), 일본(28위)은 수년째 같은 순위에 머물며 한국과 함께 최하위권을 형성하고 있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는 한국 여성들이 직면한 고충을 지적하기도 했다. HRW는 7일 '여성의 날에 한국을 응원할 일은 없다'는 제목의 기고를 통해 "한국 정부는 여성 권리의 심각한 상태를 해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HRW는 지난달 한국에서 '비동의 간음죄' 도입이 무산된 것과, 2019년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으로 2021년부터 법의 효력이 상실됐음에도 입법 공백이 계속되고 있는 점 등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여성의 신체적 자유와 안전에 대한 한국 정부의 관심 부족은 여성이나 페미니즘 관련 논의를 분열시킨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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