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력 맞게 자산 운용 신중하길"
환율 변동 "불안해할 필요 없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7일 “부동산 대마불사(大馬不死), 즉 부동산 투자를 하면 성공한다는 견해가 잡혀 있는데, 고령화 등을 고려할 때 과거 트렌드(추세)가 미래에도 계속될지 다시 한번 고민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빚을 영혼까지 끌어모아 부동산에 투자하는 이른바 ‘영끌족’에 보내는 경고다.
이 총재는 이날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만약 자녀가 집값의 절반 정도를 대출받아 서울에 집을 사려고 한다면 어떤 조언을 해주겠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그러면서 “이자율 등을 생각해 젊은이들이 자기 능력에 맞춰 고민하고, 더 신중하게 자산을 운용할 것을 권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젊은 층 사이에서 관심이 높은 가상화폐 투자에 대해서도 “투자 대상으로 여러 위험이 있다”며 “전 국민의 16%가 가상화폐 계좌를 갖고 있는 데 대해 우려가 크다”고 경계했다.
최근 변동성이 커진 원・달러 환율에 대해선 “너무 불안해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변동환율 제도하에서 환율이 변화하는 건 자연스러운 현상이고, 우리나라만의 문제도 아니라는 것이다. 이 총재는 “기준금리 동결 이후 환율 변화는 미국 통화정책에 대한 기대가 급격히 변하면서 전 세계적 강달러 현상이 일어난 영향”이라고 강조했다. 국내보다는 해외 요인에 영향을 받는 국면임을 부각하며 한은의 금리 동결이 섣불렀다는 일각의 비판을 반박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정부가 추진하는 은행 과점 체제 개선 작업엔 지지와 우려를 동시에 나타냈다. 그는 “은행은 면허를 받고 하는 산업이기 때문에 과점 체제에서 생기는 부작용을 막는 것은 당연하다”며 “정부가 은행의 시장지배력 남용 여부를 점검하고, 이윤은 성과급보다 안정을 위해 출자하도록 유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민간 중심의 은행산업 발전을 저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방안을 찾아야 하고, 변동금리 비중을 낮추는 구조 개선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향후 통화정책 향방을 좌우할 물가 흐름은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5% 이하로 떨어지고 연말 3%대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리 인하 논의는 시기상조”라는 기존 입장도 재차 확인했다. 이 총재는 “올해 말까지 물가가 떨어지는 모습을 보고, 장기적으로 목표치인 2%에 수렴한다는 확신이 들었을 때 금리 인하 논의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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