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데이, '스몰 럭셔리' 선물 늘어
편의점, 패션·굿즈 등 '이색 상품' 경쟁
직장인 이모(32)씨는 올해 화이트데이를 맞아 연인에게 립스틱을 선물할 예정이다. 평소 잘 먹지 않는 사탕보다는 돈을 더 보태 여자친구가 좋아할 만한 선물을 하겠다는 것이다. 이씨는 "사탕도 선물 구색을 갖추려면 가격이 올라가는데 차라리 그 돈으로 오래 놓고 쓸 만한 선물을 해주는 게 나을 것 같다"고 했다.
'화이트데이=사탕'이라는 공식이 무너지고 있다. 사탕 대신 향수, 화장품 등 고급스러운 '스몰 럭셔리' 제품을 선물하는 수요가 늘면서다. 유통업계는 화이트데이 일주일 전부터 여러 프리미엄 아이템과 캐릭터 굿즈 등 차별화 상품을 선보이며 고객 선점에 나섰다.
7일 전자상거래(e커머스) 업체 지마켓에 따르면 지난해 화이트데이 전 2주 동안(2022년 3월 1~14일) 사탕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8% 줄어든 반면, 향수 매출은 142% 늘었다. 같은 기간 여성 핸드백은 48%, 명품 의류는 39%, 립스틱은 20% 매출이 증가했다. 11번가는 이 시기 헤어스타일 관리기 '다이슨 에어랩 스타일러'의 인기로 미용가전의 상품 거래액이 크게 늘었다. 같은 기간 남성 고객 기준으로 에어브러시는 전년 동기 대비 203%, 고데기는 56% 거래액이 증가했다. 사탕 거래액은 4% 증가에 그쳤다.
이에 업계는 2030세대가 선호하는 프리미엄 선물을 중심으로 할인 판매에 나섰다. 쿠팡은 14일까지 운영하는 화이트데이 테마관을 통해 니치향수와 새벽배송 가능한 꽃다발 등을 선보인다. 데이트를 준비하는 이들을 겨냥해 특급호텔, 전시회, 해외여행 패키지 등 데이트코스 상품도 마련했다. 지마켓과 11번가도 사탕과 함께 해외 명품과 화장품 등을 할인 판매하는 이벤트를 시작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사탕, 꽃다발 선물 수요도 여전하지만, 동시에 남들과 차별화할 수 있는 고급 선물로도 수요가 확대되는 추세"라며 "생일과 같은 큰 기념일이 아니라 향수, 립스틱처럼 '스몰 럭셔리' 위주로 구매가 느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화이트데이는 마스크 착용 해제 이후 맞는 개학·개강 시기와 맞물려 1020세대를 유인하기 위한 편의점의 이색 상품 경쟁도 치열하다. CU는 패션 브랜드 '김씨네 과일가게'와 협업한 사탕 선물세트와 인기 캐릭터 굿즈 기획세트를, GS25는 패션 브랜드 발란사와 손잡고 짱구 캐릭터를 활용한 한정판 굿즈 등을 내놨다. 이마트24는 화이트데이 관련 구매 고객에 한해 추첨을 통해 380만 원 상당 주얼리와 골드바 등을 선물하는 이벤트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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