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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랑외교' 중국 새 외교부장 "미국, 브레이크 안 밟으면 재앙적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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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랑외교' 중국 새 외교부장 "미국, 브레이크 안 밟으면 재앙적 결과"

입력
2023.03.07 20:00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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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강, 전인대 계기 첫 회견서 미국 작심 비판
"대만과의 통일 결심, 과소평가 말라" 경고도
"러에 무기 지원 안 해... 무슨 근거로 협박하나"
한반도 문제 관련 발언... 북핵 개입 의지 약화?

친강 중국 외교부장이 7일 중국 베이징 미디어센터에서 열린 내·외신 기자회견에 참석해 심각한 표정으로 기자들의 질문을 듣고 있다. 베이징=AP 뉴시스

친강 중국 외교부장이 7일 중국 베이징 미디어센터에서 열린 내·외신 기자회견에 참석해 심각한 표정으로 기자들의 질문을 듣고 있다. 베이징=AP 뉴시스

친강 신임 중국 외교부장이 7일 "미국이 브레이크를 밟지 않을 경우, 재앙적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전랑(戰狼·늑대전사)'이라는 별명답게 작심한 듯, 미국을 향해 직설 화법으로 거친 언사를 쏟아낸 것이다. 최근 험악해진 미국과 중국 간 관계를 수습하기보단 '힘'으로 맞서겠다는 메시지로 읽힌다.

친 부장은 이날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연례회의의 일환으로 베이징의 미디어센터에서 열린 내·외신 기자회견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중국 외교부장은 매년 3월 열리는 전인대에서 중국의 대외 정세에 대한 시각을 제시해 왔는데, 지난해 12월 취임한 친 부장으로선 국제무대에서 첫 번째 데뷔전을 치른 셈이다.

최근 '중국 정찰풍선 사건'과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중국이 외교적 수세에 몰린 상황인데도 불구, 친 부장은 이날 미국에 대한 경계감을 조금도 감추지 않았다. 미중 관계 전망을 묻는 질문에 그는 지난달 발생한 '정찰풍선 격추 사건'을 언급하며 "우발적인 일인데도, 미국은 국제법 정신을 피할 수 없는 외교적 위기를 조성했다"고 책임을 돌렸다.

그러면서 친 부장은 "미국이 첫 단추를 잘못 끼웠다"고 지적한 뒤, "만약 미국이 브레이크를 밟지 않고 잘못된 길을 따라 폭주하면 아무리 많은 가드레일이 있어도 탈선과 전복을 막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중이) 대항과 충돌로 빠져든다면 재앙적인 결과는 누가 책임을 질 것인가"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미중 간 긴장 고조의 책임은 미국에 있고, 따라서 중국이 물러설 이유는 없다는 얘기였다.

대만 문제와 관련해서도 "중미 관계가 넘어선 안 되는 레드라인"이라고 못 박았다. 친 부장은 "대만 문제는 중국인의 문제이고 어떤 국가도 간섭할 권리가 없다"며 "대만 문제 해결을 위한 중국의 결심과 능력을 과소평가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또한, "(중국과 대만의) 평화적 통일을 위한 성의"를 강조하면서도 "(통일을 위한) 모든 옵션(선택지)을 갖고 있다"는 엄포로 무력 사용 여지를 남겼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중국이 러시아에 무기를 제공할 것이라는 미국 주장도 적극 반박했다. 친 부장은 "중국은 위기 제조자가 아니다"라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어느 쪽에도 무기를 제공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더해 "(미국은) 무슨 근거로 중국에 책임을 떠넘기고 제재·압박, 심지어 협박까지 하느냐"고 반문한 뒤,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불쾌감을 표했다.

유럽과의 관계에 대해선 "중국과 유럽의 교류는 전적으로 서로의 전략적 이익에 기초해 독립적으로 선택한 것"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제3자를 겨냥하지 않으며, 제3자에게 의존하거나 구속받지도 않는다"고 강조했다. 미국과 유럽을 분리해 외교적 부담을 덜어내겠다는 의중으로 보인다.

북한 핵문제를 포함, 한반도 정세와 관련한 발언은 이날 나오지 않았다. 북핵 이슈에 대한 중국의 개입 의지가 과거보다 약해진 방증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한미 공조에 대한 '견제'라는 해석도 있다.

베이징= 조영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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