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란 비치하고, 우두·아잔도 제공
차량 내부에는 옷과 책을 보관할 수 있는 장소가 마련돼 있고, 손과 발도 씻을 수 있다. 나침반은 물론 은은한 조명과 오디오까지 잘 갖춰져 있다. 이 차량은 한국의 명소 곳곳을 누비게 된다. 언뜻 캠핑카가 떠오를 법한 구조와 기능이지만, 이 차량이 만들어진 주된 목적은 캠핑이 아닌 기도다. 국내 기업이 이슬람교도(무슬림)의 관광을 돕기 위해 최초로 마련한, 이른바 '할랄 리무진' 얘기다.
무슬림 관광객을 위한 할랄 리무진이 본격 가동된다. 프리미엄 리무진 서비스 '노블클라쎄 익스피리언스'를 운영하는 케이씨모터스는 "중동과 동남아 등에서 온 무슬림 관광객을 위한 할랄 리무진 서비스를 확대한다"고 밝혔다. 노블클라쎄 할랄 리무진은 2020년 한국할랄인증원 등과 함께 개발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많은 손님을 맞지 못했다.
무슬림이 먹고 쓸 수 있는 제품을 칭하는 할랄은 지금까지 이슬람 율법을 어기지 않는 재료를 사용해 만드는 데 공을 들여온 식품 업계에서 인증 열풍이 이어졌지만, 차량에 인증이 부여된 건 노블클라쎄의 할랄 리무진이 처음이다. 노블클라쎄 관계자는 "할랄 인증 리무진을 통해 국내를 방문하는 무슬림들이 언제 어디서나 종교 의식을 치를 수 있도록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전했다.
노블클라쎄에 따르면 할랄 리무진에는 ①손과 발을 씻을 수 있는 차량 내 우두(기도 전 세정 의식) 공간 ②꾸란(법전)을 비치할 수 있는 전용 보관함 ③메카 방향을 확인할 수 있는 나침반 ④무슬림의 하루 다섯 차례의 아잔(기도 시간을 알리는 소리) 오디오 서비스 기능이 장착됐다. 이 외에도 히잡 전용 옷걸이와 갤럭시 라이트 등 섬세한 실내 인테리어도 갖춰졌다.
업계에서는 20억 명 이상으로 추정되는 무슬림을 공략하기 위한 할랄 인증 열풍은 산업계 곳곳에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에 따르면 전 세계 무슬림 인구는 약 21억 명으로, 이는 전 세계 인구의 25%에 해당된다. 이들이 먹고, 바르고, 쓰는 할랄 시장 규모는 2018년 2조2,000억 달러에서 내년 3조2,000억 달러까지 커질 전망이다. 노블클라쎄 관계자는 "무슬림의 한국 관광이 점차 늘고 있어 사업 성장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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