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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사교육비 총액 26조원 역대 최대… 초등생 증가폭 가장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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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사교육비 총액 26조원 역대 최대… 초등생 증가폭 가장 커

입력
2023.03.07 19:00
수정
2023.03.07 19:22
1면
0 0

전년 대비 증가율 10.8%, 물가 상승률의 2배
초등 돌봄 사교육 의존 높아지며 13.4% 증가
코로나 여파 문해력 결손으로 국어 사교육 늘어
교육부, 9년 만에 사교육 경감 대책 마련 "상반기 발표"

7일 오전 서울 양천구 목동 학원가 앞으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교육부와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사교육비 총액은 약 26조 원으로 조사 이래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뉴스1

7일 오전 서울 양천구 목동 학원가 앞으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교육부와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사교육비 총액은 약 26조 원으로 조사 이래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뉴스1

지난해 전국 초·중·고생의 사교육비 지출이 역대 최대인 26조 원을 기록했다. 올해 정부의 산업·중소기업·에너지 분야 예산과 맞먹는 수준이다. 액수뿐만 아니라 참여 학생 비율과 1인당 참여시간 등도 증가해 사교육 시장의 덩치가 전반적으로 커졌다. 특히 초등학생의 사교육 지출·참여율·참여시간이 큰 폭으로 늘었는데, 코로나19에 따른 학습결손 보충과 보육 목적의 사교육이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사교육비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자 교육부는 9년 만에 대책 마련에 나서기로 했다.

사교육비 증가율 10.8%, 물가 상승률의 2배

교육부와 통계청이 지난해 전국 초·중·고교 약 3,000곳에 재학 중인 7만4,000여 명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해 7일 발표한 '사교육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사교육비 총액은 전년 대비 10.8% 증가한 26조 원으로 집계됐다. 2007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대치다.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41만 원으로 조사됐다. 2021년 36만7,000원에서 11.8% 증가했다. 사교육에 참여한 학생만 따지면 1인당 사교육비는 52만4,000원으로 더 늘어난다. 가파른 물가 상승률(지난해 5.1%)이 원인으로 지목됐지만, 사교육비 증가율이 물가 상승률의 2배를 넘는다는 건 사교육 의존도가 그만큼 커졌다는 의미다. 사교육 참여율은 78.3%로 전년 대비 2.8%포인트 상승했고, 주당 참여시간 역시 7.2시간으로 0.5시간 늘어났다.

1인당 사교육비 41만원… 초등생 증가율 13.4%

전체적인 사교육비가 늘었지만, 특히 초등학생의 사교육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초등학생의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37만2,000원으로 전년 대비 13.4% 늘었다. 중학생은 43만8,000원으로 11.8%, 고등학생은 46만 원으로 9.7% 각각 증가했다.

초등학생의 85.2%는 사교육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전년보다 3.2%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사교육 참여율은 중학생이 76.2%, 고등학생이 66%였다.

초등학생의 사교육 의존도가 높은 이유는 공교육의 돌봄 기능이 완전히 회복되지 못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초등학생의 방과후 학교 참여율은 36.2%로 코로나19 유행 이전인 2019년(48.4%)보다 크게 낮았다. 초등학생의 18%는 보육, 친구 사귀기 등을 목적으로 사교육에 참여한다고 답했다.

그래픽=김문중 기자

그래픽=김문중 기자


"코로나 여파 문해력 결손, 국어 사교육 증가로 이어져"

과목별로는 국어 사교육비가 가장 많이 증가했다. 지난해 1인당 월평균 국어 사교육비는 3만4,000원으로 전년 대비 13% 증가했다. 영어(10.2%), 수학(9.7%) 증가율보다 확연히 높았다. 교육부 관계자는 "특히 초등학생의 경우 코로나19로 인해 언어 습득이나 문해력에서 학력 결손이 컸던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영어의 월평균 사교육비 지출이 12만3,000원으로 수학(11만6,000원), 예체능(9만8,000원)보다 높았지만, 중·고등학생은 수학에 가장 많은 사교육비를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사고 지망생 사교육비 61만4,000원, 일반고의 1.7배

지난해 중학생의 사교육비 규모는 7조1,000억 원으로 7년 만에 고등학생(7조 원)보다 많아졌다. 교육부 관계자는 "굉장히 특이한 변화 흐름"이라며 추가적인 분석이 필요하다고 했지만, 교육계에선 정부의 고교 정책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지망생의 월평균 사교육비는 61만4,000원(14.6% 증가), 외고·국제고 지망생은 55만8,000원(13.1% 증가)이었다. 이는 일반고 지망 학생의 36만1,000원보다 1.5~1.7배 높은 수치다.

지역·소득수준별 격차 여전… "상반기 중 사교육 경감 방안 발표"

지역·소득 수준에 따른 사교육비 양극화는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월 소득 800만 원 이상 가구의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64만8,000원으로, 300만 원 미만(17만8,000원)보다 약 3.7배 많았다.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 지출이 가장 많은 지역은 서울(59만6,000원)이었으며, 지출이 가장 적은 곳인 전남(26만1,000원)과의 격차는 약 2.3배였다.

교육부는 2014년 박근혜 정부 당시 발표한 사교육비 경감 및 공교육 정상화 대책 이후 9년 만에 종합 대책을 내놓을 예정이다. 심민철 교육부 디지털교육기획관은 "학부모의 부담을 덜기 위해 시·도교육청과 협력해 올해 상반기 중 사교육비 경감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경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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